'말복' 도심서 개고기 찬반 집회…"개식용 금지" vs "개는 가축"(종합)

입력 2018-08-16 21:30  

'말복' 도심서 개고기 찬반 집회…"개식용 금지" vs "개는 가축"(종합)
동물권단체 '복날은 가라' 문화제…대한육견협회, 같은 곳에서 반대집회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최평천 기자 = '삼복더위'의 끝을 알리는 말복인 16일 서울 도심에서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동물권 단체와 개고기 합법화를 촉구하는 개 농장주 단체들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동물자유연대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이날 오후 7시께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잘못된 보신 문화를 타파하고 동물의 고통 없는 복날을 기원하는 생명문화 말복문화제 '복날은 가라'를 개최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방송인 안혜경, 가수 배다해, 요조,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등 시민 2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동물자유연대 등은 "사회적 분위기는 개 식용 종식을 향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말복문화제에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가 사회를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개는 가축이 아니다. 개 식용은 한국 사회의 가장 추악한 단면"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했지만, 많이 방관했고 조장했다. 이제 (개고기 식용을 금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동물권단체의 문화제가 열리는 동안 문화제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10m가량 떨어진 인도에서는 대한육견협회가 개고기 합법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대한육견협회 회원 10여명은 "'축산법에서 가축인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청와대의 발언은 동물보호단체의 거짓 주장에 놀아난 망언"이라며 "농민을 학살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동물보호단체들이 식용 개 도축이 불법이라고 왜곡, 날조해 유포했다"면서 "불법, 범죄행위를 즉각 수사하고 정부가 동물보호단체의 사기 행각을 바르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낭독한 뒤 동물권단체의 문화제가 열리는 곳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제지해 들어가지는 못했다. 이후 인도에서 "동물단체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쳤다.
앞서 오후 2시에는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활동가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개·고양이 도살 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반려동물 인구가 1천만 명에 이르는데도 개 식용이라는 악습이 존재한다는 것은 참으로 슬프고 끔찍한 일"이라며 "개 농장이라는 산업이 있는 나라,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를 식용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1년 동안 청와대에 접수된 민원 중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식용금지가 1천200여 건으로 가장 많다"며 "청와대와 정부는 개 식용금지 민원에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개 농장과 개 식용산업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청와대와 정부, 국회가 무책임하게 방관하고 방치했기 때문"이라며 "하루빨리 개·고양이 도살 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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