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루피화 약세로 인해 올해 원유 수입에 30조원 가까이 더 써야 하는 전망이 나왔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16일(현지시간) 인도 PTI통신에 "루피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원유 수입 가격이 비싸진다"며 "이에 따라 2018∼2019 회계연도(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원유 수입액은 260억달러(약 29조2천억원) 이상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유가 상승, 미국발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약세를 보이는 루피화는 최근 터키 금융 불안 사태가 겹치면서 연일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종가가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70루피를 돌파해 70.16루피를 기록한 바 있다. 달러당 루피화 환율은 올해 들어 작년 말보다 8.6% 올랐다.
그런데 인도는 원유 소비량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7∼2018 회계연도에는 2억2천만t을 수입하는데 877억달러(약 98조7천억원)를 썼다.
2018∼2019년 원유 수입량은 2억2천700만t이 될 전망이다. 수입량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환율 때문에 수입액은 올해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계연도가 시작할 때 우리는 연간 원유수입액을 1천80억달러(약 121조5천억원)로 추산했다"며 "이는 원유 가격이 배럴 당 65달러, 환율은 달러당 65루피가 된다는 가정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루피화 약세로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환율이 계속 달러당 70루피선에 머문다면 연간 석유 수입액은 1천140억달러(약 128조2천억원)로 지난 회계연도보다 260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수입 가격이 오름에 따라 휘발유, 경유 등 일반 석유제품 가격도 이달 말부터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다만, 환율 상승으로 인도 수출 산업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면 수입 물가는 오르지만 반대로 수출 제품의 가격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경제전문가들은 루피화 가치 하락으로 철강, 농산물 등의 수출이 늘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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