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보수 상반기만 4천750만원…5년만에 최대폭 인상

입력 2018-08-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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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보수 상반기만 4천750만원…5년만에 최대폭 인상
근로자 1년 보수를 은행원은 6개월만에…명퇴금 7억원 넘기도
"은행이익은 가계·기업 수익 이전한 것…과도한 연봉 옳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박의래 한혜원 기자 = 국내 시중 은행원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평균 4천750만원 상당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 등 불확실성으로 국내 주력기업의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독과점 내수산업인 은행이 금리 인상기 이자마진으로 번 돈을 직원들에게 뿌리는 데 대한 세간의 시선은 차갑다.
19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상반기 직원 급여 총액이 평균 4천750만원에 달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은행원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원들의 상반기 급여는 근로자 1년 연봉이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보수가 연 4천222만원(351만8천원*12)이었다.
한국 경제 간판기업인 삼성전자(4천300만원)나 현대차(3천700만원) 상반기 보수보다도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수령액(4천500만원)보다 줄었고, 현대차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영업 환경 악화에 따라 씀씀이를 줄인 결과다.

반면 올해 상반기 은행원이 받은 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4천450만원) 대비 6.7%(300만원) 늘었다.
상반기 보수 인상률 기준으로 보면 2013년 19.1%를 기록한 이후 올해가 5년 만에 가장 높다.
은행들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안팎의 급여를 인상하다가 2013년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경제위기 때 공적자금으로 연명한 은행이 이자마진으로 큰 돈을 벌어서 제 식구에게 풍성하게 뿌리는 것을 두고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당시 금융당국은 성과체계 개편을 통해 은행원 보수 인상률을 사실상 강제로 낮췄다.
은행별로 보면 한국씨티은행 직원의 올해 상반기 수령액이 5천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4천900만원)에 비해 인상률이 12%나 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직원의 상반기 급여도 각각 5천만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수령액 4천500만원에서 11% 인상됐다.
하나은행 직원의 상반기 수령액은 4천500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 가까운 인상률이 적용됐다.
명예퇴직금 규모 역시 일반적인 기업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상반기 보수총액 5억원 이상 명단에 명예퇴직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는데 이들은 많게는 7억원이 넘는 퇴직금을 받았다.
CEO들도 상반기에만 수억, 수십억 거액 보수를 챙겼다.
금융당국과 진흙탕 싸움 끝에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은 올해 상반기 13억5천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7억4천800만원, 허인 국민은행장은 8억7천500만원을 받아갔다.
은행들의 급여 잔치 배경에는 실적이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흐름이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은 19조7천억원 상당의 이자이익을 벌어들였다.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빨리 올려 순이자마진을 상승시킨 덕분이다.
김용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의 이익은 가계와 기업의 이익을 이전시킨 것에 불과하다"면서 "이렇게 번 돈으로 은행원들에게 과도한 연봉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spee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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