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랑스 노조, 외국인 CEO 내정에 파업카드 만지작

입력 2018-08-1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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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랑스 노조, 외국인 CEO 내정에 파업카드 만지작
연봉 전임자보다 4배 많은 54억원으로 알려져…노조들 "합당치 않다"
외국인 CEO 꺼리는 보수적인 분위기…파업 예상되자 에어프랑스 주가 폭락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럽 최대 항공사인 에어프랑스-KLM 그룹이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내정하자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노조들은 외국인의 CEO 선임 반발에 더해 새 CEO 내정자가 전임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의 연봉을 받게 된다는 보도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17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지난 16일 에어프랑스 이사회로부터 CEO 단독후보자로 지명된 벤 스미스(46) 에어캐나다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연봉이 기본급과 상여금을 합쳐 최대 425만 유로(54억원 상당)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임금협상 결렬로 지난 5월 전격 사임한 장마르크 자나이악 전 CEO는 작년에 112만 유로(14억3천만원 상당)의 연봉을 받았다.
프랑스 최대 노조인 민주노동조합연맹(CFDT)은 이 같은 새 CEO의 연봉에 대해 "합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 CEO인 자나이악이 임금인상 폭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으로 사임한 것을 고려하면 새 대표이사가 전임자의 네 배에 가까운 연봉을 받게 되는 것은 더더욱 부적절하다는 것이 노조 측 의견이다.
자나이악은 지난 2월부터 이어진 15차례의 파업과 줄다리기 임금협상 끝에 지난 5월 '향후 4년간 7%의 임금인상'안을 최종 제시했지만, 노조들은 6년이나 임금을 동결했는데 사측이 제시한 인상 폭이 너무 적다면서 대신 올해 5.1%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다.
자나이악이 제시한 안은 결국 사원총회에서 부결됐고, 그는 당초 약속한 대로 전격 사임했다.
노조들은 또한 새 CEO가 프랑스인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도 그의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스미스는 캐나다인이다.
에어프랑스 9개 노조는 16일 낸 공동성명에서 "1933년 이래 프랑스의 것인 에어프랑스가 외국인 대표이사의 손에 맡겨진다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다. 새 대표는 프랑스식 사회모델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조들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이라면서 "최고경영자 선임은 국적 항공사의 이익을 더욱 지켜내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다른 유럽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외국인 대표이사 선임을 꺼리는 분위기가 강하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에 등재된 40개 대기업 중 외국인 대표이사를 둔 곳은 에어버스, 악사, 푸조시트로앵그룹 등 5곳에 불과하다.
스미스는 자신이 차기 CEO 단독후보로 지명된 내용이 공개된 직후 성명을 내고 "에어프랑스-KLM 그룹이 당면한 도전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에어프랑스가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강점을 모두 갖췄다고 확신한다"면서 신임을 호소했다. 그는 주주총회를 거쳐 다음달 취임할 예정이다.
그러나 노조들은 스미스의 CEO 내정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하는 방안을 이달말 논의할 예정이다.
에어프랑스가 또다시 파업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자 이날 파리증권거래소에서 에어프랑스-KLM의 주가는 오후 현재 전날 종가보다 4.7%가량 급락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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