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마류밍' 퍼포먼스로 명성…학고재서 '누화법' 회화 19점 전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990년대 여장 나체 퍼포먼스 '펀·마류밍'으로 세계 주목을 받은 중국 미술가 마류밍이 4년 만에 한국에서 전시를 연다.
작가는 10여년간 이어진 펀·마류밍 퍼포먼스를 마무리 짓고, 원래 전공인 회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17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개막한 '행위의 축적' 전에는 작가가 2014∼2016년 특유의 누화법(漏畵法)으로 그려낸 평면 작업 19점이 나온다.
누화법은 일반 캔버스보다 성근 캔버스 뒤에서 물감을 밀어 넣는 방식이다. 뒤에서 밀어낸 물감은 격자무늬 망 사이로 삐져나오며 캔버스 앞면에 오돌토돌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출품작 'No. 2'(2015∼2016)는 1989년 작가가 중국 우한 후베이 미술학원에서 선보인 첫 퍼포먼스의 이미지를 간직한다. 당시 20살 미대생 마류밍이 단상 위에서 비닐로 감싼 나체를 웅크린 채 괴로움을 토로하던 장면이 그림에서는 무채색 덩어리 형상으로 나타난다.
'No. 1'(2016)은 캔버스 중앙에 불꽃이 꺼질 듯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가운데 작가의 다리가 어렴풋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그림 속 작가는 타는 불을 살펴보듯 가까이 선 모습이다.
학고재는 "화폭에 담은 불은 스스로 마음속에서 건져 올린 이미지"이라면서 "고통스럽게 갈라진 화면을 가로지르며 꾸준히 솟아오르는 불길이 작품 세계와 열정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이밖에 나무, 풍경 등 작가의 삶과 철학, 미술사적 서사를 품은 이미지들이 회화의 소재가 된다.
전시는 9월 16일까지. 문의 ☎ 02-720-1524.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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