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안전사고 대비해 응급의료센터 설치
카타르 "사우디가 성지순례 방해" 주장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슬람의 최대 종교행사인 메카 정기 성지순례(하지)가 19일(현지시간) 이슬람의 발상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시작됐다.
사우디 내무부는 국내외 이슬람교도 200여만 명이 이번 성지순례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슬람력(曆) 12번째 달이자 마지막 달인 '두알히자'에 진행되는 하지는 이슬람의 5대 의무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신실한 이슬람교도라면 평생 한 번 메카에서 성지순례 의식에 참가해야 한다고 여긴다.
이집트에서 메카를 찾은 에삼-에딘 아피피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알라(신) 덕분에 이곳에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우리는 이슬람 국가들이 더 좋은 상황이 되도록 알라에게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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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닷새 동안 진행되는 성지순례는 메카 대사원(알마스지드 알하람) 중앙의 육면체 돌덩어리인 카바를 반시계방향으로 7바퀴 도는 것으로 시작한다.
석전 참배를 마친 순례객들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일이 갈증으로 울면서 발로 땅을 구르자 물이 솟았다는 '잠잠 우물'에서 성수를 마신다.
그다음 순례객들은 이스마일의 생모인 하갈이 물을 구하러 다녔다는 전설을 본떠 인근 사파 언덕과 마르와 언덕 사이를 7번 오가는 '왕복 의식'을 치른다.
이후 메카에서 동쪽으로 8㎞ 떨어진 미나계곡에서 숙영하고 예언자 무함마드의 마지막 예배장소였다는 아라파트 산에서 해질 녘까지 기도한다.
또 순례객들은 무즈달리파산에서 작은 돌멩이를 몇 개 주운 뒤 미나 계곡 근처 자마라트에서 악마를 상징하는 벽에 던진다.
성지순례객들은 바느질하지 않은 흰 천을 두르다. 또 보통 순례 기간에는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손톱을 깎지 않는다.
사우디 정부는 군인과 경찰을 대거 메카에 파견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또 순례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에 25개 병원과 155개 응급의료센터를 설치했고 구급차 180대를 준비했다.
2015년에는 정기 성지순례객들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압사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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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지순례에는 사우디의 적성국인 이란에서 약 9만명이 참가하고 사우디가 작년 6월 단교를 선언한 카타르인들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우디와 카타르는 성지순례를 앞두고 마찰을 빚었다.
사우디 정부는 카타르인 약 1천200명이 성지순례에 참가할 자격이 있고 일부 카타르인들이 입국했다고 밝혔다.
반면 카타르 정부는 최근 사우디가 카타르 국민이 성지순례 허가를 받는 전자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은 올해 정기 성지순례를 스마트폰 기술이 도입된 '스마트 하지'로 평가했다.
사우디 정부는 순례객들에게 여행 및 응급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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