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부상 투혼' 끝에 개인전 첫 은메달…"실력 대 실력으로 진 거죠"
(자카르타=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유감스럽게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아팠어요."
자신의 아시안게임 첫 개인전 우승 문턱에서 돌아선 박상영(24·울산광역시청)은 "실력 대 실력으로 졌다"며 담담했다.
박상영은 19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에페 개인전을 마치고 "무릎은 경기 전부터 조짐이 좀 보이긴 했는데, 경기력에 지장을 준 건 아니었다. 상대의 기량이 좋아서 제가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박상영은 드미트리 알렉사닌(카자흐스탄)과의 결승전에서 여러 차례 무릎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따라붙은 끝에 12-15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내내 무릎 통증이 괴롭혔다. 한 번 휴식을 요청해 숨을 돌렸지만, 양쪽 무릎이 번갈아 말을 듣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14초를 남기고 12-13까지 끈질기게 쫓아갔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결승 때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할 수 있다'가 되살아날 뻔했다. 하지만 이번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팠다"고 했다.
그러나 박상영은 "몸 상태 때문에 졌다고 하면 이긴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진 선수는 어떤 말을 하든 다 핑계고, 실력 대 실력으로 진 것"이라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들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 내서 어느 정도는 짐이 있었는데, 많이 죄송하다. 응원해주신 국민께도 죄송하다"며 자신의 아쉬움보다 미안함을 먼저 털어놨다.
그래도 4년 전 선배들에 밀려 개인전엔 나서지 못했다가 이번엔 당당히 시상대에 선 건 소득이다.
박상영은 "저는 사실 리우 올림픽 금메달 말곤 그렇게 좋은 커리어의 선수는 아니다. 이번엔 전에 못한 것을 따냈으니 발전했다고는 생각한다"면서 "다음 아시안게임을 향해 나아갈 이유가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박상영은 이날 동메달을 딴 대표팀의 맏형 정진선(34·화성시청) 등과 22일 단체전에 출격해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에페 대표팀은 대회 4연패에 도전한다.
박상영은 "무릎이 많이 진정된 상태라 괜찮아질 것 같다"면서 "이런 것 때문에 지장을 받지 않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득이 되는 대회로 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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