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박)상영이와 결승전에서 대결하는 모습을 항상 꿈꿨는데…아쉽네요."
동메달도 값졌지만, 만족스럽진 않았다.
한국 펜싱 남자 에페 '맏형' 정진선(34·화성시청)의 마지막이 될 아시안게임 개인전은 그렇게 끝났다.
정진선은 19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는데 생각지도 못한 선수에게 졌다. 마지막이라 더 아쉽다"며 속상해했다.
아시안게임 개인전 디펜딩 챔피언인 정진선은 이날 준결승전에서 드미트리 알렉사닌(카자흐스탄)에게 12-15로 져 3위에 올랐다.
4년 전 인천에서 대표팀 동료 박경두(해남군청)를 물리치고 우승했던 그는 이날도 후배 박상영(23·울산광역시청)과의 결승전을 꿈꿨다.
자신을 보며 자란 후배와의 '진검 승부'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고 싶었다.
하지만 2011년 7월부터 4차례 맞대결에서 진 적이 없던 알렉사닌에게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 불과 두 달 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제압했던 상대라 아쉬움이 더 컸다.
준결승전을 마치고 쏟아낸 그의 진한 땀방울엔 아쉬움이 묻었다. 가끔은 목소리가 떨리고, 목이 메는 듯도 했다.
정진선은 "매번 이긴 선수라 결승전을 생각하며 강하게 들어갔더니 몸이 굳은 것 같다. 아쉬운 경기였다"며 "마지막이라는 타이틀에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국민과 펜싱 선수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단체전 남았으니 재정비해서 모든 걸 쏟아 붓겠다"면서 "미흡한 플레이를 보완해 단체전에선 선두에 서서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며 새로운 도전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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