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드론으로 코카인 원료 코카 잎 재배 근절 추진

입력 2018-08-20 03:41  

콜롬비아, 드론으로 코카인 원료 코카 잎 재배 근절 추진
두케 대통령, 항공기로 제초제 살포보다 간접·건강피해 적어 선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가 드론(무인기)을 활용해 코카인의 재료가 되는 코카 잎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콜롬비아 경찰은 최근 남서부 나리뇨 지역에서 고엽제를 탑재한 드론이 코카인의 재료가 되는 코카 잎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
경찰이 각각 50파운드의 제초제를 실은 10대의 드론을 띄워 코카 잎 제초 살포 성능을 실험한 결과,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드론이 합법적인 농작물 재배지역 인근에서 자라는 코카 잎을 선별해 90%가량 없앴다는 것이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신임 대통령은 드론을 활용한 코카 잎 근절 방안에 찬성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코카 잎 재배지 인근에 자라는 합법적 농작물에 대한 피해를 완화할 수 있는 데다 수년간 코카 잎을 없애려고 공중서 살포된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의 무분별한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케는 지난 6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하기 전 카라콜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드론은 저고도에서 정밀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제삼자에게 미치는 피해와 영향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케의 전임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가 글리포세이트의 사용금지 판결을 내린 후 농민 단체들이 건강 위협 등을 이유로 제기한 소송이 잇따르자 14대의 제초제 살포 항공기의 사용을 중단했다.
헌재의 판결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초제의 하나인 글리포세이트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이후 나왔다.
그러나 코카 잎 근절에 드론을 투입하는 방식에도 문제점이 적지 않다.
우선 코카 잎을 없애려는 정부에 화난 농민이나 마약 업자들이 드론을 파괴하지 못하게 하려면 군인들이 위험한 산간오지에 배치돼야 한다.
또 드론이 살포할 수 있는 제초제 양이 한계가 있는 만큼 소규모 지역에서만 유용하다. 제초제 살포용 항공기는 드론보다 80배 이상의 제초제를 운반할 수 있다.
반군과의 오랜 내전 기간에 매설된 지뢰도 드론 조종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코카 잎 재배 농민을 대표하는 단체의 레이데르 발렌시아 대변인은 "드론을 활용한 제초제 살포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오히려 문제를 증폭시킬 것"이라며 "정부가 강제적으로 제초제를 살포한다면 경찰과 대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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