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美 은행들, 합작사 지분율 51% 확대 계획에 제동 걸릴 수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중국 내 사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내 합작회사의 지분을 51%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으나 미· 중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이런 계획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증권과 선물, 펀드, 보험 분야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내 합자 회사를 설립할 때 보유할 수 있는 최대 지분율을 기존 49%(보험은 50%)에서 51%로 상향 조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분야의 경우 외국인이 독자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인데, 지분율 제한은 오는 2021년에는 완전히 폐지된다.
이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상무부는 지난 6월 말, 이런 내용이 포함된 '2018년 외상투자진입 특별관리조치(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하고 7월 28일부터 발효한다고 밝힌 바 있다.
FT에 따르면 이러한 중국 당국의 정책에 따라 대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내 합작회사의 지분율을 51%로 높여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에 있어 중국 내 합작사의 지분율을 50% 이상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직원 고용, 정보통신(IT) 시스템 구축, 감독 등을 포함한 완전한 경영권 행사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이 미국 글로벌 은행들의 중국 내 합작사 지분율 확대 방안 승인을 제지하거나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반면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함에 따라 유럽계 글로벌 은행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에서 미국의 라이벌 은행들을 앞지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프랑스의 글로벌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 프레데릭 우데아 최고경영자(CEO)는 "미 중 간 갈등에 따라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중국에서 강력한 힘을 행사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 내 합자 사의 지분을 51로 높이겠다고 중국 금융당국에 신청한 글로벌 투자은행은 스위스의 UBS, 일본의 노무라증권, 미국의 JP모건체이스 등 3곳이다.
가장 먼저 합작사 지분율 확대 신청을 한 글로벌 은행은 UBS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막 무역전쟁을 향한 성명전을 개시했던 5월 초에 UBS가 합작사 지분 확대 신청을 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는 중국 당국이 종종 정치적 협상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에 진출한 미국의 투자은행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은 현재 중국 합작사의 지분을 33% 보유하고 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합작사 지분은 49%다. 이들 3개 은행 모두 합작사의 지분율을 51%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뱅크 오프 아메리카(BoA)는 현재 중국 내 합작사를 두고 있지 않다. BoA는 지분제한이 완전히 폐지될 때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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