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위기' 중국, 말레이 총리 방중에 극진 예우

입력 2018-08-2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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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위기' 중국, 말레이 총리 방중에 극진 예우
왕이 국무위원, 마하티르 총리 공항서 영접
말레이 총리, 방중하자마자 알리바바부터 찾아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의 최대 대외 경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가 일부 참가국의 부채 문제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부임 직후 '일대일로 사업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방중에 중국이 극진한 예우를 다 하고 있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방중한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 최대 IT 기업인 알리바바의 본사가 있는 항저우(杭州) 등 저장(浙江) 성 일대를 참관한 뒤 지난 18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18일 밤 늦은 시간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지만,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직접 공항까지 나가 영접했다.
4박 5일 일정으로 방중한 마하티르 총리는 20일 또는 2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중의 핵심 쟁점은 말레이시아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이탈할지 여부다.
올해 5월 총선에서 친중(親中) 성향의 전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에서 추진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사업비가 부풀려지고, 수익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실제 중국이 사업비 550억 링깃(약 15조원)의 85%를 융자하는 조건으로 추진돼 온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 사업과 94억 링깃 규모의 송유관·천연가스관 사업은 이미 공사중지 명령을 받았다.
마하티르 총리는 부임 이후 이 두 프로젝트가 필요하지 않고, 타당성이 없음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중국이 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사업비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파키스탄과 캄보디아 등 다른 일대일로 사업 참가국에서도 부채 문제로 일대일로 사업의 좌초 위기를 겪는 중국으로서는 말레이시아의 이탈을 막고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 지도부와의 본격적인 담판에 앞서 방중 첫 일정으로 저장 성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를 찾았다.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은 마하티르 총리의 참관 일정에 동행하면서 전자결제, 스마트 물류 등 알리바바의 최첨단 기술을 직접 시연했다.
마 회장이 이처럼 극진히 대접한 것은 일대일로 사업에 반감을 품은 마하티르 총리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보인다.
마 회장은 마하티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알리바바는 세계와 우리의 기술을 공유한다"면서 "알리바바의 세계 진출의 첫 단계는 우리 기술을 통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젊은 세대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 역시 말레이시아의 일대일로 사업 이탈을 막기 위해 지원사격을 하고 나섰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은 20일 1면 논평을 통해 "일대일로는 중국과 말레이시아 협력의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마하티르 총리는 이전 정권에서 추진했던 대형 프로젝트와 관련해 의문을 품고 있었지만, 이번 방중은 이런 의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의 발전이 말레이시아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이미 여러 번 밝혔다"면서 "일대일로는 참가국에 실질적인 이익을 이미 주고 있고, 중국은 앞으로 말레이시아를 일대일로의 중요 거점 국가로 여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하티르 총리가 방중 첫 일정으로 방문한 저장 성은 일대일로 사업의 중추지"라며 "마하티르 총리는 방문 기간 일대일로가 가져온 활력과 잠재력을 몸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국제라디오방송(CRI) 온라인판도 마하티르 총리의 저장 성 참관 일정 등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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