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뭄 탓 '여름 산불' 크게 늘었다…작년의 20배

입력 2018-08-20 10:56   수정 2018-08-20 11:34

폭염·가뭄 탓 '여름 산불' 크게 늘었다…작년의 20배
7월1∼8월19일 57건, 16㏊ 타…입산자 실화 20건 최다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지난 18일 오후 2시 9분께 전북 전주시 용복동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 당국이 진화 인력 70여명과 헬기 5대를 투입해 진화하느라 어려움을 겪었지만, 산림 1㏊가 잿더미로 변했다.
지난 17일 오후 1시 46분께는 강원 춘천시 동면 월곡리에서 산림벌목현장 발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나 산림 0.5㏊를 태웠다.
산불진화대원과 소방대원 등 진화 인력 203명과 헬기 7대, 산불진화차와 소방펌프차 등 장비 20대가 투입돼 4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펼쳤다.
19일에는 경기 안양시 석수동의 야산에서 불이 나 산림 0.5㏊가 불에 탔다.
폭염이 이어진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서 무려 13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적지 않은 재산피해를 냈다.
통상 '산불 비수기'로 구분되는 여름철에 이례적으로 산불이 나고 있다.


20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 이후 19일까지 산불 57건이 발생해 16.19㏊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건, 0.61㏊와 비교할 때 건수는 20배가량, 피해면적은 무려 2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최근 10년간의 같은 기간 산불 발생 현황도 3.80건, 0.53㏊로 지난해와 유사했다.
사상 유례없는 폭염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극도로 메마른 야산에서 작은 불씨만 튀어도 곧바로 산불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발생한 산불 57건을 원인별로 분석하면 입산자 실화가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묘객 실화와 쓰레기 소각이 각각 3건, 논·밭두렁 소각 2건, 담뱃불 실화와 건축물 화재 각각 1건, 기타 27건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0건 7.07㏊로 가장 많았고, 경기 9건 1.34㏊, 강원 8건 1.41㏊, 전북 6건 1.47㏊, 전남 6건 0.56㏊의 순이었다.
지난 15일 이후 19일까지 최근에 발생한 산불 21건의 원인을 보면 입산자 실화가 8건, 성묘객 실화 3건, 작업장 실화 3건, 조림지 내 벌집 제거 중 실화 1건, 쓰레기 소각 1건, 원인 미상 5건의 순이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과거 여름에는 비도 가끔 내리고 습지도 많아 산불이 잘 나지 않았지만, 올해는 한 달 넘게 이어지는 폭염으로 땅속까지 바짝 말라 있는 상태"라며 "종전처럼 산에서 담뱃불을 버리거나 불씨를 다루면 바로 산불로 이어진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산에 오를 때는 라이터와 담배 등 인화성 물질을 가져가면 안 된다"며 "추석을 앞두고 벌초와 성묘객도 늘어나겠지만, 산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는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ye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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