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오른팔'로 통했던 극우 보수 논객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11월 중간선거가 당장 오늘 열린다면 공화당의 패배가 예상된다면서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야 한다고 19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배넌은 인터뷰에서 "만약 중간선거가 오늘 열린다고 가정한다면 공화당은 35∼40석을 잃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렇게 돼 의회의 주도권을 야당인 민주당에 넘길 경우 대통령 탄핵 추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는 '풀뿌리' 기반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트럼프 대통령이 달성한 것들에 대한 지지자들의 믿음에 초점을 맞춰 선거에 임한다면 민주당에 뺏기는 의석수가 15석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의회에 대한 지배권을 계속 유지해 2020년 차기 대선까지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배넌은 아직 상황을 호전시킬 시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중간선거를 좋지 않은 결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는 투표로 만들기 위해 자신이 '미 공화국의 시민들'(Citizens of the American Republic)이라는 단체를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넌은 공화당이 전통적인 각본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면서 공화당원들이 한창 고무된 민주당원들에 맞서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것을 달성했다"며 "이번 중간선거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성공에 관한 범 국민적 투표로 만들 수 있다면 분명히 공화당이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다가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의회 주도권을 넘길 경우 각종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려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양당 구도에서 공화당은 의회 주도권을 모두 차지한 상태다. 상·하원 의석은 공화당이 51석과 239석을, 민주당이 47석과 193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의회 권력의 균형을 되찾으려면 상원에서 2석 이상을, 하원에서 23석 이상을 더 확보해야 한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기 위해선 24석이 순증해야 한다.
배넌의 이런 움직임은 1년 전인 지난해 8월 백악관에서 해고된 뒤 다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하나라고 AP통신은 풀이했다. 배넌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과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비판하는 배넌의 발언이 담긴 책 '화염과 분노'가 출판된 이후 완전히 틀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배넌은 미국 공화당 주류와도 각을 세워왔다. 공화당에서도 주류가 아닌 '아웃사이더'로 통한 배넌은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권 출범 7개월 만에 전격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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