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인은 책을 읽은 후 변화하는 사람"

입력 2018-08-20 17:26  

"교양인은 책을 읽은 후 변화하는 사람"
독일 철학자이자 '리스본행 야간열차' 작가 페터 비에리 '교양 수업'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지식이 그저 정보들로 이뤄진 더미나 시간 때우기의 수단,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장식이 아니라 내면의 변화와 확장을 이끌어내서 결국 행위로 이어지는 것, 이것이 교양이 가진 뚜렷한 특징입니다."
스위스 출신의 독일 철학자이자 '리스본행 야간열차'로 유명한 소설가 페터 비에리(74)는 새 저서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출판사 은행나무)에서 "교양인은 책을 읽은 후에 변화하는 사람"이라며 이렇게 강조한다.
전작 '삶의 격', '자기 결정', '자유의 기술' 등으로 인간다운 삶을 성찰해온 그가 이번에 꺼내 든 화두는 "교양인의 삶이란 무엇인가". 교양이란 것이 인간 삶에 어떤 가치가 있으며 교양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교양은 돈이나 권력, 사회적 인정 같은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유용성을 포함하지 않은,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고, 남들보다 위에 서서 군림하는 데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교양은 행복의 또 다른 차원을 열어준다"고 그는 말한다.
"세계를 조금 더 잘 이해하고 그 세계 안에서 자신의 방향성을 더 잘 세우는 것, 어리석은 미신을 떨쳐냈을 때 느낄 수 있는 해방감, 역사적 인식을 향해 새로운 문을 활짝 열어주는 책을 읽을 때 느끼는 행복, 다른 곳에서는 인간의 삶이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안겨주는 감동, 자신의 경험을 자신만의 방식과 언어로 느낄 때의 황홀한 기쁨, 어느 한 순간 자신의 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게 되었을 때의 신선한 행복, (…) " (39쪽)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 역시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남을 지배하라는 뜻이 아니라 삶의 방향성을 지니는 데 세상에 대한 앎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지식은 희생자가 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불빛이 반짝거리는 곳으로 무작정 홀릴 위험이 적고, 다른 사람들이 그를 이익 추구의 도구로 이용하려고 할 때 자신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정치나 상업 광고 안에서 이런 일들은 빈번하게 일어나죠." (14쪽)
교양을 지닌 성숙한 사람이 되려면 "자신이 속한 문화적 정체성과 도덕적 정체성이 가진 역사적 우연성을 깨닫고 인정"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교양이라는 것은 다양함에 대한 인지, 남의 것에 대한 존중, 처음에는 우월감을 가졌더라도 곧 그 마음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책 후반부는 '이해의 다양한 모습 - 학문의 언어와 문학의 언어'를 주제로 한 강의다.
작가는 "나 또는 타인들이 어째서 특정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는 데 기준이 되는 일상 속의 심리학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정신의 언어"라며 문학의 언어는 이런 정신의 언어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문항심 옮김. 88쪽. 9천원.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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