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당국 원조 중단도 검토…더타임스, 시리아 7년내전 사실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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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의 승리가 가까워지면서 영국 정부가 시리아 반군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더타임스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와 국제개발부는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 승리가 임박한 데다 남은 반군 지역 역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수중에 들어가면서 다음 달부터 민간경찰 원조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정부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2012년부터 반군을 지원해 왔다. 시리아에서 반군 점령 지역의 재건을 돕는 '정의와 사회 안보 계획'(Ajacs)을 추진하면서 2014년부터는 시리아 내 민간경찰 활동에 자금을 제공했다.
민간경찰은 별도 무기 없이도 법과 질서를 통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설립됐다.
영국을 포함한 6개국이 시리아 지역 공동체에 이 같은 자경단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영국은 민간경찰에 대한 원조 외에 시리아 지방당국에 대한 원조 역시 이번 회계연도를 마지막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영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7년간 이어져 온 시리아 내전이 사실상 끝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는 러시아 정부 지원에 힘입어 반군 점령 지역 대부분을 탈환해 내전 승리를 앞두고 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의 검토 결과 반군 지역에 대한 원조를 지속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
영국 정부는 그러나 의약품과 물, 위생시설 등 북시리아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영국은 2017∼2018년 1억5천200만 파운드(한화 약 2천173억원)를 시리아 지역에 지원했으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반군 최대 거점인 이들리브주에 집중됐다.
앨리스터 버트 영국 외무부 중동담당 부장관은 동구타 등에서 이들리브로 넘어간 이들에게 의약품 등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주 추가적으로 1천만 파운드(약 143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이번 원조 중단은 BBC 방송이 제기한 시리아 민간경찰의 테러집단 연루 의혹과는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BBC는 지난해 12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파노라마'를 통해 영국 정부의 시리아 원조 일부가 테러집단에 유입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방송했다.
BBC는 시리아 알레포 지역의 민간경찰이 시리아 내 극단주의 반군조직 '누레딘 알진키'에 현금을 상납했고,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자바트 알누스라'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주에서 경찰관들을 직접 뽑았다고 주장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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