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성과 대동강 그린 18세기 병풍, 보물 됐다

입력 2018-08-21 09:49  

평양성과 대동강 그린 18세기 병풍, 보물 됐다
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도 보물 지정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8세기 후반 평양성과 대동강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평양성도 병풍이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현존 최고(最古) 평양성도로 꼽히는 인천광역시립박물관 송암미술관 소장 '평양성도 병풍'과 '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를 각각 보물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평양성도 병풍은 '서경'(西京)으로 불린 평양 모습을 가로 4m에 이르는 8폭 화면에 집약적으로 그린 전도식(全圖式) 읍성도(邑城圖). 전도식 읍성도가 보물로 지정되기는 국립전주박물관 소장 '완산부지도'에 이어 두 번째다.
조선시대에 평양은 자원이 풍부하고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한강 이북 중요 도시였고, 도시 풍경을 소재로 한 읍성도가 많이 만들어졌다.
송암미술관 평양성도 병풍은 도시 전경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배치하고, 화면 위에는 도시를 둘러싼 산 능선을 그렸다. 아래쪽에는 평양을 에워싸며 흐르는 대동강과 양각도(羊角島), 능라도(綾羅島)를 묘사했다.
병풍 1∼2폭은 영명사와 부벽루, 2∼5폭은 평양 시가지, 3∼6폭은 서원과 첨성대, 6∼8폭은 제례 장소를 각각 화폭에 담았다.



문화재청은 그림 제작 시기를 18세기 후반으로 보는 근거로 건축물과 화법을 제시했다.
이 그림에는 1804년 화재로 사라졌다가 1890년 중건된 대동강 주변 정자인 애련당(愛蓮堂)과 장대(將臺·장수가 군사를 지휘하도록 돌로 쌓은 대)가 있다.
아울러 19세기에 유행한 밝고 짙은 청색 대신 녹색 위주로 처리한 방식, 명암이 거의 없는 건물 묘사와 인물을 표현하지 않은 예스러운 기법이 특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평양 모습을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주요 관청과 명승지 부근에 한자로 명칭을 써서 실재감이 느껴진다"며 "규모와 제작 시기, 예술적 완성도, 역사성 측면에서 가치가 있고 회화사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포항 보경사 비로자나불도는 영조 18년(1742) 경상도에서 주로 활동한 승려화가 세 명이 왕실 안녕을 기원하며 그린 불화다.
높이 3m에 가까운 삼베 바탕에 붉은 물감을 칠한 뒤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 보현보살, 사천왕상을 그렸다.
큰 광명을 내비쳐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인 비로자나불을 단독 주존불로 배치한 불화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으로, 섬세한 필선(筆線)과 아기자기하게 배치된 장식 문양이 특징이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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