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딸 만난 유관식옹 "소원풀어 아주 잘 잤다"

입력 2018-08-21 10:43   수정 2018-08-21 15:06

[이산가족상봉] 딸 만난 유관식옹 "소원풀어 아주 잘 잤다"
이른 아침식사 한 이산가족들 둘째날 행사 마음 졸이며 기대
의료진 "밤새 환자 2명 발생했으나 큰 염려할 수준은 아냐"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지성림 기자 = "어제 딸도 만나고 사촌 동생도 봐서 소원이 풀렸다. 꿈도 꾸지 않고 아주 잘 잤다."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통해 태어났는지조차 몰랐던 딸(유연옥·67)을 만난 유관식(89) 씨는 21일 아침 식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가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씨는 "오늘도 너무 기대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고, 방북에 동행한 유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기분이 너무 좋으시고, (어젯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주무셨다"고 전했다.
화려한 반짝이 중절모를 쓴 김종삼(79) 씨는 함께 온 형 김종태(81) 씨와 함께 외금강호텔 1층 로비 소파에 앉아 오늘 개별상봉에 대해 기대감이 크다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김씨는 중절모에 대해 남쪽의 딸이 선물해준 것이라고 자랑하며 "화려한 걸 일부러 썼어. 이렇게 반짝거리면 멀리서도 (북측 가족이) 나를 잘 알아볼 수 있을 거잖아"라고 말했다.
양철수(93) 씨는 아들이 가져다준 커피를 여유롭게 마시며 취재진에게 "어제 밥도 아주 잘 차려줘서 맛있게 먹었어. 그런데 잘 만났다가 또 가니까 아쉽고 그래"라고 말했다. 양씨는 부인 이은임(87) 씨와 함께 이씨의 북측 여동생을 만났다.
북측의 조카들을 만난 유원식(84) 씨는 첫날 상봉에 대한 소감을 묻자 "말이 아니죠. 소식 모르다 만나보니"라며 "통일이 빨리 돼서 왔다 갔다 했으면 좋겠어. 빨리 (통일) 해야 우리 민족이 희망도 많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북측 가족과의 둘째 날 상봉을 앞둔 우리측 이산가족들은 이날 외금강호텔 1층 외금각에서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개별적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아침 식사로는 오곡밥과 된장국, 감자볶음, 도라지 생채, 생선구이, 계란볶음 등이 한상차림으로 나왔다.
식사를 마친 이산가족들은 로비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각자 방에서 휴식을 취하며 개별상봉을 기다렸다. 대부분 북측 가족과의 개별상봉에 대해 기대감이 큰 분위기였다.
일부 이산가족은 호텔 주변을 산책하기도 하고, 금강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밤 사이 대부분의 이산가족은 편안하게 보냈지만 두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여성 상봉자 1명이 몸살 기운을 호소해 해열제를 처방받았고, 남성 상봉자 1명은 샤워중 발을 헛디디면서 머리와 어깨 등 2곳을 다쳐 꿰맸다.
두 명 모두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의료진은 전했다.
한편 숙소인 외금각 외부에는 술과 과자, 말린 음식, 도자기 등을 판매하는 '특산품 매대'가 마련됐다.
김봉어(90) 씨는 매대에서 과자를 구매한 뒤 "우리 것하고 비교해서 어떤 게 더 맛있나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전 8시32분에는 외금강호텔에서 2분간 정전이 발생해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등 소동이 있었다.
[이산가족상봉] 3시간 개별상봉과 오찬…"얼마나 맛있어. 기분좋고"

yoon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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