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직원 38세 한준희 씨, 25년 투병한 환자에게 신장 기증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30대 남성이 생면부지의 환자를 위해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21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에 따르면 울산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한준희(38) 씨는 오는 2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장 기증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다.
평범한 대기업 직원인 한 씨는 친구의 가족이 뇌사 상태에 빠졌을 때 장기기증에 대한 논의를 접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결국 기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여러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언젠가 제게 생명을 나눌 기회가 온다면 꼭 그러겠다고 결심했다"고 떠올렸다.
지난해 운동본부를 알게 된 한씨는 곧장 사후 장기기증 서약은 물론 생존 시 신장 기증 서약서를 작성했다.
한 씨는 "지금 이 순간이 남은 제 생에서 가장 건강한 순간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결심했다"며 "건강해서 수술대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할 뿐"이라고 웃었다.
한 씨의 신장을 기증받을 사람은 40대 이 모 씨다. 1993년부터 만성신부전을 겪었다고 한다.
이 씨는 "몸도 마음도 지쳐가던 상태였는데 꿈만 같다"며 "수술 후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한 씨는 운동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하는 968번째 기증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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