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 농가마다 '햇볕 데임' 피해로 솎아낸 사과 수북
(무주=연합뉴스) 이윤승 기자 = "봄철에는 냉해로 피해를 보았는데...이번에는 폭염 때문에 사과농사를 다 망쳤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출하 시기는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썩어들어가는 사과를 보면 분통이 터진다.
전북 무주군 무풍면에서 17년째 사과농사를 짓는 김정규(56) 씨는 "올해 같은 폭염에는 손을 쓸 수도 없고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만2천여㎡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김 씨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하늘을 보며 원망스러워 했다.
김 씨의 과수원 곳곳에는 '데임 현상'으로 상품성을 잃은 사과가 곳곳에 수북이 쌓여있다.
햇볕 데임(일소현상)은 30도이상 고온과 강한 광선에 의해 과실이 타들어 가는 현상으로 정도가 약하면 과일 색깔이 변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심해지면 크기가 줄고 과육이 썩어 상품성이 없어진다.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운 사과가 제대로 익기도 전에 폐기처분이 되는 것을 보며 김 씨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
지난 4월 저온 피해 발생에 이은 업친데 덮친격이어서 그저 망연자실한 따름이다.
예년 같으면 출하준비에 한창인 요즘 인근 사과밭 이곳 저곳에서도 한숨만 나온다. 데임 현상으로 물러진 사과를 따내는 주민들의 마음은 허탈하기만 하다.
김 씨뿐만 아니라 무풍면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307농가(380ha)의 경우, 대부분 20∼30%가량이 데임피해를 봤다.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무풍 사과는 서늘한 기온과 높은 일교차의 영향으로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올해는 냉해와 폭염 등 끊이지 않는 자연재해로 유난히도 힘든 한해였다"면서 "제19호 태풍이 다가오고 있어 또다시 피해를 볼까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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