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인공지능(AI)의 자체 판단으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자율살상무기(킬러로봇)의 개발과 이용을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킬러로봇 금지 운동을 벌이는 국제 비정부기구(NGO) 연합이 최근 보고서에서 완전 자율 살상무기의 이용은 국제인도주의법상 '마르텐스 조항'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헤이그 협약에 담긴 이 조항은 신흥 기술의 적법성을 인도주의 원칙과 공공양심의 명령에 따라 판단하도록 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보니 도허티 무기담당 연구원은 "킬러로봇의 개발과 이용 허용은 이처럼 확립된 도덕적, 법적 규범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킬러로봇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기 전에 각국이 함께 선제적으로 이 무기 시스템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RW는 킬러로봇 금지 운동의 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운동의 대변인인 노엘 샤키 로봇연구가는 "생사 결정권을 감정과 분별력이 없는 냉혹한 로봇에 맡기자는 구상은 마르텐스 조항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70개국 이상의 정부 대표가 오는 27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 모여 킬러로봇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유엔에서 이런 회의는 2017년 이후 5번 열렸지만, 아직 킬러로봇 규제 방향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4월 회의에서 킬러로봇에 대한 인간 통제는 유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점을 고려할 때 유엔이 킬러로봇 규제 방안 협의에 본격적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완전 자율 살상무기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군 고위인사들은 인간의 별 통제 없이 목표물을 선택, 공격하는 킬러로봇이 수년 뒤 전장을 누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소 381개의 부분 자율 살상무기와 군사로봇시스템이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러시아, 영국을 비롯해 12개국에 배치돼 있거나 개발 중이라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비무장지대(DMZ)에도 감시 로봇이 설치돼 있지만, 완전 자율 로봇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 리서치업체인 IDC는 전 세계 로봇산업 지출액이 2016년 915억 달러(102조 원)에서 2020년 1천880억 달러(201조 원)로 급증하며 완전 자율 로봇 현실화 시대에 다가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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