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모래 퍼 담는 이유는?…태풍 침수 피해 대비

입력 2018-08-21 17:18  

해수욕장 모래 퍼 담는 이유는?…태풍 침수 피해 대비
태풍 '루사'·'매미' 피해 겪은 강원 동해안 초긴장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제19호 태풍 '솔릭'의 한반도 상륙을 앞둔 21일 오후 강원 강릉시의 한 해수욕장.
최근 폐장한 해수욕장 입구에서는 지역 자원봉사단체가 태풍 북상을 앞두고 해수욕장의 모래를 퍼 담아 모래주머니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 벌어졌다.

각자 생업이 있는 시민들로 구성된 강릉시 자율방제단 회원들은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이날 모래주머니를 만드는 해수욕장으로 달려왔다.
강릉은 과거 태풍 '루사'와 '매미'로 도심 곳곳이 쑥대밭으로 변했던 피해를 겪어 6년 만에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이번 태풍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이 모래주머니를 만든 것은 도심 상습 침수지역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조금이라도 막아보기 위해서다.
방제단원들의 경험상 물이 약간 넘쳐서 발생하는 침수 피해는 모래주머니로도 웬만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강릉에서는 입추를 앞둔 지난 6일 새벽 기습 폭우로 포남동과 경포호 주변의 도로가 침수되는 물난리를 겪은 바 있다.
이들은 만든 수백 개의 모래주머니는 1t 트럭 5대 분량으로, 도심 상습 침수지역으로 보내져 시민들이 스스로 피해를 줄이는 데 사용된다.
방제단원들은 태풍이 한반도로 더 접근하는 오는 22일에는 침수 피해 우려 지역 배수구에 쌓인 쓰레기 등을 치울 예정이다.
강릉시 자율방제단 관계자는 "과거에는 재해가 발생하고 나서 복구하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사전에 미리 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힘들게 준비한 모래주머니가 침수 피해를 막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릉시도 이날 솔릭 북상에 따라 피해가 예상되는 상습 침수구역과 산사태 위험지구를 점검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최근 집중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주문진읍 우암천과 내곡동 산사태 위험지구를 살펴보며 태풍 북상에 신속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예상되지만 단 한 건의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강릉소방서도 이날 주요 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솔릭 북상에 따른 상황 판단회의를 열었다.
강릉소방서는 사전 취약 지구 및 수방 장비 점검을 비롯해 관계기관 협력 체제 구축, 위험지역 소방력 전진 배치, 비상근무 강화 등을 논의했다.

dm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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