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희귀난치병 걸린 동료에게 성금 전달한 이대 구성원들

입력 2018-08-22 08:00  

딸 희귀난치병 걸린 동료에게 성금 전달한 이대 구성원들
교수·직원 힘 모아 한 달 만에 1천100만원…건보 급여 적용은 아직 '논의 중'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매달 1천만원 넘는 치료비가 드는 희귀난치병에 걸린 두 살배기 환아의 아버지를 돕고자 직장 동료들이 나섰다.
22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 교직원 노우성 씨의 돌을 갓 넘긴 둘째 딸 은겸 양은 지난달 13일 특발성 확장성 심근증 진단을 받았다.
단순 장염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10만 명 중 1명에게 나타난다는 희귀 질환의 이름을 접한 것이다.
확장성 심근증은 심장이 확장되면서 기능이 저하하는 희귀난치병이며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 특발성으로 분류된다.
이 병에 걸린 성인은 몸 안에 심실 조절장치를 넣어 심장이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소아의 경우 몸 안에 충분한 공간이 없어 외부에 조절장치를 달아야 한다.
은겸 양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심장을 대신해 피를 순환시키는 조치를 받았으나 이는 임시적인 수단이다.
더 큰 문제는 심실 조절장치의 천문학적인 설치·유지 비용이다. 소아용 심실 조절장치는 국내 제품이 없어 외국 제품을 써야 한다.
그 대여비가 1억 원, 매달 유지비가 1천만 원에 달한다. 드문 의료기기라 건강보험 급여 대상도 아니다.
평범한 직장인인 노 씨 부부를 위해 이화여대 교수와 직원들이 나섰다.
노 씨와 가까운 직원들이 첫 2주 동안 266만 원을 모았다. 소식을 접한 김혜숙 총장 등 보직교수들은 물론 이화여대 노동조합원 등 모든 직원이 나서면서 모금 시작 한 달 만에 총 1천100만 원가량이 모였다.
이대 관계자는 "모금에 참여한 동료 교직원들은 같은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으로, 같은 직장 가족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십시일반 마음을 모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성금을 모은 통장의 거래 내역에는 입금자 이름 대신 '힘내세요', '회복할 거에요', '화이팅' 등이 적혀 눈길을 끌었다.
이화여대는 노 씨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성금을 모두 익명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노 씨 가족의 사연은 은겸 양 어머니가 심실 조절장치를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해달라고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면서 13만 명 가까운 네티즌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청원 글에서 은겸 양 어머니는 "우리보다 정보가 부족하고 수입이 적은 사람들은 아예 아이를 살릴 생각조차 못 하고 떠나보내야 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당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측은 "특정 의료기기의 건강보험 적용 인허가 과정을 간소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심실 조절장치는 여전히 급여 대상이 아니다.
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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