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버리고 나와 미안해" 안타까운 대화도 지속

입력 2018-08-21 18:00   수정 2018-08-21 19:40

[이산가족상봉] "버리고 나와 미안해" 안타까운 대화도 지속
"어머니가 형님 무사히 돌아오라고 매일 장독대에 물 떠놓고…"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백나리 기자 = "어머니가 생전에 매일, 장독대 알지요. 장독대에 물 떠놓고 10년을 기도하셨어요. 형님 무사히 돌아오라고…."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측 형 리종성(86) 씨를 만난 남측 이수남(77) 씨는 21일 단체상봉 중에 "옛날엔 집안에서 장독대가 가장 중요한 장소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명절에도 이 씨 가족은 일절 형 얘기를 하지 않았다. 이 씨는 "떠올리면 괴로우니까 말을 잘 안 했고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가 (어머니가) 84세에 돌아가셨다"면서 "(형님이) 살아있어 너무 기쁘다"고 털어놨다.
형 리종성 씨도 "기쁜 건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리 씨는 부모 사진을 보고는 "눈물이 쏟아져서…그리던 모습이 있었다. 내가 맏아들인데 못 모신 것이 죄스럽게 생각됐다"고 말했다.
리 씨는 그러면서도 "꼭 말하고 싶은 것은 오늘 만남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의 사랑과 은덕 때문"이라며 "작년까지만 해도 전쟁의 위기 속에 있었지만 우리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산가족들을 배려해주신 것은 장군님의 은혜 덕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빨리 조국통일이 되어 외세 없이 우리 민족끼리 살기 위해 더 힘차게 노력하자 결의했다"며 죽는 순간까지 당국을 위해서 장군님을 위해 힘껏 일하자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곁에는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기자도 있었다.
동생 이 씨는 "어릴 때 추억을 많이 얘기했다. 지난 일 얘기하다 보니 진짜 우리 형님을 만났구나 싶어 감격했다"며 "(상봉이) 너무 짧았다. 헤어지려니까 마음이 아프고 형님도 마음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차제근(84) 씨는 북측 동생 제훈(76) 씨에게 "내가 버리고 나와서 항상 죄책감에 가슴이 아파. 나만 살겠다고 나와 미안해" "동생 버리고 나만 내려와서 너무 미안해"라며 연신 미안함을 표시했다.
동생 제훈 씨는 형의 무릎을 매만지며 "아이고 뭐가 미안해요"라고 위로하는 모습이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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