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대선배 제친 이등병 궁사 이우석…"선배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입력 2018-08-2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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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대선배 제친 이등병 궁사 이우석…"선배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진혁·임동현·김우진 제치고 3관왕 도전 기회 얻어


(자카르타=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우리나라 남자 양궁 리커브 대표팀의 면면은 화려하다.
오진혁(37·현대제철)과 임동현(32·청주시청), 김우진(26·청주시청) 모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 금메달을 여러 개씩 갖고 있다. 이전 세 차례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정상에 오른 것도 이 셋이다.
그러나 남자 대표팀 4명 중 유일하게 이번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에 모두 출전하게 된 1명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경험이 하나도 없던 막내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이다.
이우석은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리커브 예선에서 전체 4위를 차지하면서, 종목별 출전권을 놓고 벌인 길고 치열했던 대표팀 내부 경쟁을 1등으로 마쳤다.
이번 예선 전까지 김우진이 선발 점수 1등을 달리고 있었으나, 이우석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3관왕 도전 기회는 이우석 몫이 됐다.
이날 예선에선 오진혁과 임동현이 전체 1·2위를 차지했으나, 앞선 선발전과 월드컵에서 벌어진 격차를 줄이지 못해 이우석, 김우진에 이어 그대로 3·4위였다. 올림픽 2관왕인 임동현은 단체전조차 뛰지 못하게 됐다.
쟁쟁한 선배들을 딛고 올라선 이우석은 이날 경기 후 "실력은 다 종이 한 장 차이였기 때문에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수줍게 말했다.
합산 성적에선 대표팀 내 1위를 했지만 이우석은 이번 예선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는 "긴장도 많이 하고 오늘 바람이 헷갈리기도 해서 초반에 실수를 많이 했다"며 "첫 라운드 끝나고 감독님께 꾸중을 듣고 후반엔 정신을 차렸다"고 말했다.
첫 아시안게임에 선 막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대표팀 선배들은 경기 도중 계속 웃으며 말을 걸었다.
결과가 나온 후엔 자신들을 대신해 메달 도전에 나설 이우석에게 진심으로 축하도 건넸다.
이우석은 "선배들이 정말 많이 든든하다"며 "세 분 모두 큰 대회를 다 뛰어본 선수들이어서 의지가 많이 된다. 특히 단체전에서 든든한 마음으로 편하게 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여자부 1등을 차지한 리우 올림픽 2관왕 장혜진(31·LH)과 나란히 이번 대회 동반 3관왕에 도전한다.
이등병인 이우석은 세 종목 중 하나에서만 금메달을 따도 곧바로 병역혜택을 받게 된다.
이우석은 그러나 "병역문제 등은 생각하지 않고 여태까지 노력했던 것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패기 있게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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