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기업 2곳·선박 6척 제재…'美 선거개입 러 해킹' MS엔 "마녀사냥"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기성 기자 = 북한 선박들에 석유제품을 옮겨실었다는 이유로 미국이 러시아 기업과 선박들에 제재를 단행하자, 러시아가 "근거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해운관련 기업 2곳과 선박 6척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 북한 선박들에 석유제품을 옮겨실었다며 미국 내 자산 동결과 미국민과의 거래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제재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당일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 명의의 논평을 통해 제재 근거가 없다며 대응 조치를 천명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논평에서 "가짜 구실로 지속해서 대러 제재를 가하는 방법에 의지하는 것이 미국의 나쁜 전통이 됐다"면서 "오늘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석유제품 공급 제한 위반과 악명 높은 '사이버 위반'을 구실로 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재에는) 항상 그렇듯 어떤 증거나 근거도 없으며 악의에 찬 중상뿐"이라면서 "(중상이) 나쁠수록 더 좋다는 원칙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미-러 양자 관계 개선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러 관계 개선 발언을 꼬집었다.
랴브코프는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통해 자신들의 반(反)북한 노선을 관철하려 주먹을 휘두르고 있으며 제재 목록 확대를 고집하고 있지만 그런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우리는 양자 및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한 우둔하고 편협하며 공격적인 미국의 접근법 대신에 건설적 일정에 대한 침착하고 효율적인 조치를 제안한다"면서 "(미국의) 제재에 대해선 우리의 이익에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대응 조치를 시사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지 보수성향 싱크탱크들을 겨냥한 러시아 정부 연계 해커집단의 해킹 시도를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포착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별도 논평을 통해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외무부는 공보실 명의의 논평에서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무엇에 대해 얘기하는지 어떤 (선거) 개입 시도에 대해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러시아의 사이버 개입'에 관한 증거는 없으며 있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외무부는 "러시아에서 오래전부터 적극적이고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 대기업(마이크로소프트)이 워싱턴을 사로잡은 '마녀 사냥'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딱하다"면서 "아마 (미국 행정부에) 충성심을 보이기 위한 것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것은 그들의(마이크로소프트사의) 선택이지만 우리는 필요한 결론을 내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응 조치를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앞서 이날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측의 해킹 시도가 포착됨에 따라 중간선거 후보를 포함한 정치인들에게 무료로 사이버 보안 도구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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