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OC 주도 경기부양책' 펼치나…"지방정부 SOC 열풍"

입력 2018-08-22 11:07  

중국 'SOC 주도 경기부양책' 펼치나…"지방정부 SOC 열풍"
SCMP "SOC 촉진 통해 경기 부양하는 옛 관행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을 늘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자 기사를 통해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SOC 지출을 촉진하는 정책을 펼침에 따라 중국이 옛날의 관행(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통해 성장을 견인하는 정책)으로 되돌아가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년간 추진해온 디레버리징 정책(부채비율을 줄이는 정책)과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국내 경제가 위축되자 성장을 지원하기 새 가계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개인 부채 증가, 주거비 상승, 미래 소득 증가 불확실성 등 때문에 가계 소비가 생각 보다 늘어나지 않자 중국 정부는 SOC 투자를 늘려 경기를 띄우려는,'옛날의 경기부양 각본'을 다시 꺼내 들었다고 SCMP는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SOC 사업과 관련한 새로운 정책 지침을 발표하고 지방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다수의 SOC 사업을 승인했다.
SCMP에 따르면 지린(吉林) 성 성도인 창춘(長春) 시 정부는 지난 10일 중국의 경제계획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787억 위안(약 12조8천300억 원) 규모의 창춘 시 도시철도 건설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총연장 135.4㎞ 길이의 철도 8개 노선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1년여 사이 중앙정부로부터 승인받은 첫 번째 지방정부 SOC 프로젝트다.
지린 성 정부는 발개위가 지난 7월 17일 자로 도시철도 프로젝트에 대한 승인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발개위는 장쑤(江蘇) 성 쑤저우(蘇州)시가 950억 위안(약 15조4천900억 원)을 들여 추진하려는 지하철 노선 확충 프로젝트도 승인했다.
쓰촨(四川) 성 성도인 청두(成都)시는 9개의 지하철 노선을 건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조만간 발개위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후베이(湖北) 성 성도인 우한(武漢)시 정부가 조만간 신규 철도 건설계획을 발개위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 지방 정부들의 SOC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정부가 신용거래와 투자 주도의 성장정책에서 소비 주도의 성장정책으로 바꾸려 하면서 SOC 프로젝트는 위축됐었다.
올해 상반기 7개월간 중국의 SOC 투자 증가율은 5.7%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 20.9%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딩솽(丁爽)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SOC는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면서 중국 정부가 정책을 바꾸었기 때문에 하반기 SOC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를 통해 경기부양을 꾀하려는데 대해 최근 몇 년간 고통스러운 디레버리징을 경험하게 한 '부채로 견인하는 성장정책'을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CCB 인터내셔널 중권의 쿠이 리 거시경제 담담 수석 연구원은 중국 정부에 대해 SOC 재원이 과거보다 현명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보장책을 마련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경제가 좋지 않을 때 SOC 사업을 하는 것은 합리적이다"면서 "하지만 그 프로젝트가 단기간의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제·사회적 이익을 창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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