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 허위행동" 4개 집단 652개 페이지·계정 삭제
수십만 팔로워에 이란 선전전…러 군사정보기관 연계된 계정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와 이란에서 새로 조직되는 정치적 입김을 포착, 차단했다고 AP, 블룸버그 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보안정책 책임자인 너새니얼 글레이처는 이란에서 생성된 652개 집단, 계정, 페이지를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조직적인 허위 행동'을 이유로 퇴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페이스북이 트위터와 함께 작업했으며 각각 300개에 가까운 계정을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는 이들 계정의 활동이 '조직적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이번에 대상이 된 계정 중에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 군사정보기관으로 확인한 출처들과 연계된 것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계정은 미국, 영국, 중동, 남미에서 정치 콘텐츠를 포함해 뉴스와 정보를 다루는 인터넷 서비스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페이스북은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일부는 이란에서, 일부는 러시아에서 생성됐다"며 "뚜렷한 목적을 지닌 활동이었으나 이들 사이의 연계성이나 공조 여부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계정들로 네트워크를 만드는 수법으로 그들이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다른 이들을 오도하는 유사한 전략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날 조치가 이란과 관련한 3개 집단, 러시아와 관련한 1개 집단을 조사한 뒤에 내린 대책이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매체와 연계된 집단인 '리버티 프런트 프레스'(Liberty Front Press)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여러 계정을 만들어 팔로워 15만5천여명을 거느렸다.
페이스북은 이 집단이 2013년부터 계정을 만들어 중동, 영국, 미국에 대한 정치물을 게시하다가 작년부터 서방에 대한 게시물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에서 생성된 또 다른 집단도 여러 계정으로 팔로워 15만명 정도를 두고 있었으며 '리버티 프론트 프레스'와 연계돼 계정을 해킹하고 멀웨어까지 퍼뜨렸다.
세 번째 집단은 팔로워를 81만3천명이나 보유하면서 중동, 영국, 미국에 대한 정치적 콘텐츠를 공유했다.
한 집단은 러시아 군사정보기관과 연계돼 시리아, 우크라이나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페이스북은 이들 행위자의 동기가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미국과 영국 정부, 특히 대이란제재를 고려해 미국 재무부, 국무부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급히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게 많다"고 말했다.
페북과 트위터에 이번 사태를 제보한 사이버보안업체 파이어아이는 "미국 이용자와 미국 정치를 넘어 광범위하게 활동했으며 구체적으로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 때 러시아가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이용자 150만명을 접촉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 각국의 선거에서 외국 영향력을 차단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의원들이나 지지자들로부터 선거 개입에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은 페이스북은 감독인력을 더 많이 채용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다음 달 5일 다른 업체들과 함께 미국 의회에 출석해 안보 현안과 관련해 어떤 진전된 조치가 있었는지 증언할 예정이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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