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말레이시아의 횡포 탓에 16년 만의 금메달 목표에 비상이 걸린 한국 세팍타크로가 그나마 최악은 피했다.
한국은 오는 25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JSC 라나우홀에서 인도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세팍타크로 남자 레구(3인제) B조 예선 1차전을 치른다.
대회 요강에는 남자 레구가 26일부터 시작한다고 나와 있지만, 갑자기 일정이 하루 앞당겨졌다.
아시아세팍타크로연맹(Astaf)이 말레이시아의 남자 레구 참가를 전격적으로 허용하면서 출전국이 불어나 일정 자체가 변경된 것이다.
남자 4종목, 여자 2종목 등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린 세팍타크로에서는 개최국 인도네시아를 제외하고 모든 국가가 남녀 2종목씩만 참가할 수 있다.
'절대 강자'인 태국의 금메달 싹쓸이를 막기 위한 장치다.
여자는 2종목에서 2종목을 선택하는 것이라 다른 대안이 없다.
하지만 남자는 태국과 종목이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보 싸움'이 치열하다.
한국은 남자의 경우 레구와 팀 레구(3개의 레구 경기로 구성)를 신청했다.
그 결과 남자 레구는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를 모두 피하는 행운을 얻으며 단숨에 금메달 전략 종목으로 떠올랐다.
반면 남자 팀 레구는 태국과 더불어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와 한 조에 묶이는 불운 속에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말레이시아는 우리보다 사정이 더 나빴다.
말레이시아는 남자의 경우 팀 더블과 팀 레구에 참가 신청서를 냈는데, 두 종목 모두 태국과 겹친다.
금메달 사냥에 적신호가 켜진 말레이시아는 대회를 코앞에 두고 팀 더블 대신 레구에 참가할 수 있게 해달라고 Astaf에 요구했다.
이미 종목별 대진은 물론 방송사 중계 일정까지 확정된 상황이라 말도 안 되는 요구였다.
하지만 Astaf는 아시안게임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두고 말레이시아의 요청을 전격 수용했다.
대한세팍타크로협회 관계자는 "Astaf에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Astaf 측에서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강제로 넣으라고 해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에 특혜를 주는 바람에 남자 레구 출전국 수는 기존 8개국에서 9개국으로 늘어났다.
다행히 말레이시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인도, 네팔과 함께 B조에 속했다. A조에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파키스탄이 속했다.
남자 레구는 A, B조 1∼2위가 준결승에 진출해 A조 1위가 B조 2위, A조 2위가 B조 1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이 무난하게 준결승에 진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결승까지는 말레이시아를 상대할 일이 없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와 한 조에 묶인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억울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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