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표기 변경후 美항공사 중국행 항공편 축소

입력 2018-08-22 17:03  

'대만' 표기 변경후 美항공사 중국행 항공편 축소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외국 항공사들에 대한 중국의 대만표기 수정 압박을 계기로 미국 항공사들이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잇따라 축소하고 나섰다.
22일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대만을 별도 국가로 표기하지 말라는 중국의 요구를 수용한 미국 항공사 가운데 아메리칸 항공과 하와이항공이 최근 중국행 노선을 한편씩 줄이기로 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전날 항공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이윤이 나지 않는 노선을 줄일 계획이라며 여기에는 미국 시카고와 중국 상하이를 오가는 직항편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노선은 오는 10월부터 운항이 중단된다. 아메리칸항공은 앞서 지난 5월에도 시카고-베이징 직항노선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와이항공도 같은 날 홈페이지에 중국의 10월초 국경절 황금연휴가 끝나는 시점에 매주 3차례에 걸쳐 호놀룰루와 베이징을 오갔던 직항편 운항을 잠정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항공사는 이번 노선축소가 대만표기 변경의 여파로 운항 수익성이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번 조치가 영구적 결항은 아니라며 조건이 개선되는 대로 미국 항공당국의 승인을 얻어 직항 서비스를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잉그램 하와이항공 회장도 "이번 노선축소는 우리로선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며 "앞으로 중국시장의 하와이 여행 수요가 매우 견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항공사들의 최근 중국행 노선의 수익성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항공 전문 블로그 '항공 이야기'는 근래 하와이항공 베이징-호놀룰루 노선의 탑승률이 50%에 불과하다며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노선 수익성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최근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관세폭탄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인들의 미국 관광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아메리칸항공과 하와이항공에 앞서 유나이티드 항공, 델타항공도 중국을 오가는 항공노선을 줄인 상태다.
중국 민항총국은 지난 4월 이들 미국 항공사를 포함한 44개 외국 항공사를 상대로 웹사이트 등에서 대만을 국가로 표시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이들 항공사는 지난달 25일까지 일제히 이 요구를 수용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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