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원회 "모란디 다리 동쪽 잔여 구조물, 위험한 상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주 갑작스레 무너져내려 43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탈리아 제노바 교량 잔여 부분이 시급히 철거되거나 보강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건축가 로베르토 페라짜가 이끄는 모란디 교량 사고조사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안전 진단 결과,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는 교량의 동쪽 부분 역시 추가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며 즉각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위원회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이탈리아 교통부와 사고 교량 운영사인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이하 아우토스트라데)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모란디 다리 동편 하부에는 아파트 단지 수 채가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들 거주민들은 교량 붕괴 직후 모두 집을 비우고 피신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졸지에 이재민이 된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소지품을 챙겨 나올 수 있도록 사고 며칠 후 자택 출입을 허용했으나, 교량 잔여 부분에서 비정상적인 소음이 나기 시작한 지난 20일부터 다시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나폴리에 이어 이탈리아 제2의 항구도시인 제노바에서는 휴가철이 한창이던 지난 14일 제노바와 프랑스 남부를 잇는 모란디 교량의 200m 구간이 폭우 속에 붕괴하며 지나던 차량 30여 대가 45m 아래 지상으로 추락,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났다.
51년 된 이 교량의 붕괴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현지 검찰은 설계 결함, 관리 소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는 이 교량을 비롯해 이탈리아 전체 고속도로의 절반에 육박하는 구간의 운영권을 쥐고 있는 아우토스트라데의 운영권 회수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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