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법관사찰과 재판개입 등 양승태 사법부 시절 여러 의혹에 연루된 이규진(56)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23일 검찰에 소환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이 부장판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의혹들을 둘러싼 구체적 사실관계와 지시·보고 여부를 추궁할 방침이다.
이 부장판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등의 지시에 따라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을 뒷조사하고 법관 모임에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는다.
이현숙 전 통합진보당 전북도의원이 2015년 제기한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 재판부 심증을 미리 빼내는 한편 선고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 법관사찰을 비롯한 의혹 문건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단서를 잡고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PC 하드디스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2월 의혹 문건들이 대거 사라진 흔적을 발견하고 당시 심의관들로부터 "이 부장판사 지시로 문제가 될 만한 문건을 지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공개 소환된 현직 법관 중 최고위직이다.
그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법원 자체조사 결과 지난해 4월 '사법연구' 발령을 받아 사실상 무보직 상태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