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68년만에 건넬 초등학교 졸업장…'설레는' 조카

입력 2018-08-24 06:00   수정 2018-08-24 08:36

[이산가족상봉] 68년만에 건넬 초등학교 졸업장…'설레는' 조카
2차상봉 참가 김향미씨, 이제야 모친 유언 실현할듯…"뭉클하다"



(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홍국기 기자 = "이게 어머니가 혹시라도 나중에 만나게 되면 전해달라는 큰 이모의 (초등학교) 졸업장과 상장입니다."
24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에 참가하는 김향미(52) 씨는 2000년 작고한 어머니 신중섭(호적상 이름은 신경자) 씨의 유언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하고, "뭉클하다"고 했다.
북측의 신남섭(81·여) 씨의 신청으로 김씨 자매 4명 등은 상봉길에 오른다.
6·25 전쟁 발발 후 외할아버지와 큰 이모 신씨만 별도 피난하면서 고향 충주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헤어지게 되자 김씨의 모친은 생전에 언니 신남섭 씨를 무척 그리워했다고 한다.
헤어졌을 당시 김씨의 모친은 중학교 입학을 앞뒀던 언니의 초등학교 졸업장과 상장을 피난 가방에 챙겨 생전에 고이 간직했고, 기회가 되면 그걸 전해주라고 유언까지 남겼다는 것.
김씨는 "(모친이 북에 있을) 아버지와 언니에 대한 기억을 확실히 가졌었고 매우 그리워했으며 첫 이산가족 상봉 때도 상봉 신청서를 내셨다"고 기억했다.
김씨는 "이번에 (큰이모가) 상봉 의뢰한 것을 보니 외할아버지도 찾는다고 나와 있어 외할아버지와도 중간에 헤어지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며 "만나서 직접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측의 신남섭씨는 이번에 김씨의 모친과 외삼촌을 찾는다고 신청했으나, 모두 세상을 떠나 조카들만 만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신남섭씨와 조카인 김씨 등 간 만남이 불발할 수도 있었다.
신남섭 씨가 생사확인을 의뢰한 남측 당사자가 모두 세상을 떠난 상황에서, 대한적십자사가 자녀들에게 상봉 의사를 묻는 과정 중에 착오가 발생한 것이다.
김씨는 "나는 연락을 못 받았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상봉 의사가 없다고 표기돼 있었다"며 "이런 사고가 다른 가족들에게 생길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상심이 매우 컸다"며 "이런 일로 차질이 있으면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2차 이산가족 상봉단 속초 집결…방북 위한 사전교육 및 건강검진 / 연합뉴스 (Yonhapnews)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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