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무역분야에서 중국에 대해 호전적인 공세를 가하는 배경엔 미국의 기록적인 경제 호황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이 160억달러(약 17조9천300억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배경 해설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통신은 오랜 침묵을 깨고 중국과 대화에 나선 마당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해 관세를 무력화한다고 비난할 정도로 행정부 내 매파들이 대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큰 악재로 여겨지던 무역전쟁의 정치·경제적 부작용이 미국의 호황에 묻히고 있어 이런 강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이 무뎌지는 가운데 미국 경기가 호전되고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점에 고무돼 있다.
그는 특히 최근 몇 개월 새 중국의 경기가 부진해지는 신호가 나타나자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중관계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결렬된 뒤 3개월간 매파들의 입지가 오히려 강화됐다"고 말했다.
케네디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좋고 트럼프 대통령도 여전히 공화당 내 인기가 높다"며 "벼랑을 넘어 운전한 뒤 우리 자동차가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 매파들의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은 22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차관급 회담에서도 나타났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길 갈망하지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같은 관리들은 중국을 계속 압박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언론도 미국 매파들의 득세를 고려한 듯 무려 3개월 만에 재개된 양국 무역협상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타임스는 전날 사설에서 "솔직히 말해 중국 사회는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을 끝내는 합의에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뉴욕증시는 22일(현지시간) 역대 최장기간인 3천453일 동안의 강세장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증시 역사상 가장 긴 강세장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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