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선배들이 너무 잘해줘…나중에 후배에게 돌려줄 것"
(영종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대를 이은 '야구 천재'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는 프로 2년 차에 벌써 두 번째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해 신인으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다녀왔고, 올해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다.
두 번의 대표팀 모두 아버지 이종범(48)과 함께한다.
이종범은 선동열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다.
이정후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카르타로 떠나기 전 부자(父子)의 대표팀 동반 승선이 가문의 영광이라며 "아버지께서 젊으니까 패기 있게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현역 시절 최고의 선수였던 이 코치는 자신의 뒤를 따르는 아들에게 야구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기술적인 면은 소속팀 코치나 감독 등 지도자에게 배워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대신 이 코치는 아들에게 정신적인 면을 강조한다. '젊으니까, 패기 있게'라는 당부는 그 연장선이다.
대표팀 야수 가운데 가장 어린 이정후는 "성인 대표팀에 합류했다는 게 이제 실감이 난다"면서 "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선배들과 지내며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걸 배웠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특히 같은 외야수인 김현수(LG 트윈스), 김재환(두산 베어스),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선배의 영향을 받았다는 그는 "가까이서 보니까 왜 선배들이 야구를 잘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야구 잘하고 싹싹한 후배 이정후는 대표팀에서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정후는 "선배들이 너무 잘해주셨다"며 "나중에 제 나이 후배가 대표팀에 들어온다면 선배들이 해준 것처럼 좋은 말을 많이 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로 체력 관리에 관한 조언을 많이 들었다"며 "잘 쉬고, 잘 먹는 게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선배 앞에서 자세를 낮추는 이정후지만, 실력은 쟁쟁한 선배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정후는 이번 시즌 KBO리그 타율 0.378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다.
선 감독도 그를 톱 타자로 기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정후는 "잠실에서 회복 위주로 훈련해 타격감은 나빠지지 않은 것 같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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