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국방부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첫 자체개발 전투기 '코우사르'가 1970년대 미국이 생산한 F-5F 기종을 사실상 베꼈다는 의혹을 미국 CNBC가 전문가의 의견을 빌어 제기했다.
이 매체는 23일 "이란이 처음으로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했다면서 코우사르를 공개하자마자 여러 나라의 항공 전문가들이 1970년대 초 미국이 생산한 F-5F와 외관이 비슷하다는 의문을 던졌다"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과 국교를 단절한 계기가 된 1979년 이슬람혁명이 일어나기 수년 전 F-5F를 미국에서 도입, 현재 40여 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란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싱크탱크인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군사 분석가 조지프 뎀프시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코우사르와 1974년식 F-5F의 사진을 나란히 게시하면서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IISS의 군사항공 분야 전문가인 더글러스 배리도 CNBC와 통화에서 "코우사르가 F-5F처럼 보인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전투기를 순수 자체 기술로 제작했다는 말은 매우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자제어계통, 동체 같은 일부 새로운 부품을 (이란이) 실제로 제작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국방부가 코우사르의 제원과 기능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아 이 매체의 주장대로 F-5F를 본떠 설계했는지는 확언할 수 없으나, 외견만 보면 얼핏 비슷하게 보인다.
영국 국방컨설팅업체 IHS 제인스의 항공 전문가 존 스넬러는 이 매체에 "뒤로 약간 기울어진 흡기구 등 측면의 특징을 보면 F-5F와 같다"며 "이란은 국제 사회에 전투기 제작 능력을 과시하려고 하는 동시에 전투기의 내부 시스템을 최신화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란이 전투기 자체 개발·제작 능력을 발전시키는 중"이라면서도 "자체 전투기를 설계, 검증, 제작하는 기술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란이 공개한 사진만으로는 그들이 이를 보유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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