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태풍 때문에 한국과 일본에 비상이 동시에 걸렸다. 한국은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하는 제19호 태풍 '솔릭' 때문에 비상이 걸렸고, 일본은 20호 태풍 '시마론'의 상륙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두 태풍은 비슷한 시간대에 두 나라를 각각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한일 두 나라를 거의 같은 시간대에 지나가는 '쌍끌이 태풍'인 셈이다.
이번처럼 두 개의 태풍이 가까운 거리에서 나란히 지나가는 일은 매우 드문 편이다. 이럴 때는 두 태풍이 서로의 경로나 세력에 영향을 미치며 움직이는 '후지와라 효과'가 발생한다. 후지와라 효과가 나타나면 두 태풍이 서로 끌어당기거나 밀어내기 때문에 태풍 진로가 바뀌거나 작은 규모의 태풍이 큰 태풍에 흡수되기도 한다. 두 태풍이 합쳐 초대형 태풍이 되는 것은 최악의 경우다. 다행히 솔릭과 시마론은 서로 끌어당기기보다는 밀어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시마론의 영향으로 솔릭의 진로가 상당히 유동적이고 변화가 심해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고 한다.
정부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솔릭이 제주도를 강타한 23일 오전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규제혁신 관련 외부 일정도 연기했다.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 청와대 비서진이 참석한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국가적 비상대비태세 유지와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정부로선 당연한 움직임이다. 태풍은 천재지변이란 점에서 국민의 동참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 민관군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태풍과 지진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본을 더는 부러워만 해서는 안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금도 두 태풍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진로와 세력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솔릭이 당초 예상보다 방향을 동쪽으로 더 틀면서 수도권보다 충청권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시마론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솔릭이 이처럼 변화무쌍하다 보니 동해 상으로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온 국민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차제에 일본은 물론 중국까지 포함해 태풍 등에 대비한 동북아 기상협조체제를 강화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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