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외화 매입 중단 발표 후 회복…"한동안 가치 하락 이어질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통화 루블화가 미국의 대러 제재 영향으로 혼조세를 보이며 불안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루블화 환율은 23일(현지시간) 낮 한때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2016년 4월 이후 최고치인 달러당 69루블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 종가보다 1.4%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중앙은행이 외화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이날 오후 현재 달러당 67루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날 루블화 환율이 급등한 뒤 금융시장의 동요를 줄이기 위해 9월 말까지 석유 수출 초과 수입분으로 해오던 외화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불안정 위협 요소 차단을 위한 모든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때 루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은 전날부터 발효한 미국의 대러 제재 충격과 향후 취해질 추가 제재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8일 올해 3월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미수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1991년 제정된 '생화학 무기 통제 및 전쟁종식법(CBW Act)'에 따라 대러 추가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제품과 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는 신규 제재 1단계 조치는 22일부터 발효했다.
미국은 또 90일 이내에 러시아가 화학무기 사용 중단을 약속하고, 유엔 조사팀의 사찰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대러 외교관계 축소, 러시아 국적 항공사의 미국 취항 금지, 미국 제품의 러시아 수출 전면 금지 등을 포함하는 더욱 강력한 2단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의회도 강력한 대러 제재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러 제재 카드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루블화 환율이 달러 대비 70루블까지 근접한 뒤 다시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과 함께 달러 대비 72루블까지 올라 그 수준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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