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페루와 에콰도르가 경제·정치 위기를 피해 자국을 떠나고 있는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의 입국 규제를 강화한 것에 대해 유엔이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2일 국제이주기구(IOM)와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의 대규모 이주 행렬과 관련해 각국의 어려움이 커지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위기를 피해 조국을 등지는 베네수엘라인들에게 국경을 계속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대표는 "어떤 새로운 조치를 도입할지라도 국제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안전한 곳에 접근하고,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계속 허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페루와 에콰도르는 여권을 소지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에게만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종이와 잉크 부족으로 여권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두 나라의 이 같은 조치는 수십만 명의 베네수엘라인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란디 대표는 "청소년과 여성, 가족과 결합하고자 하는 사람들,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 등 제대로 된 서류를 갖출 수 없을 가능성이 큰 취약층이 특히 우려스럽다"며 이번 조치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은 더 큰 착취와 인신매매, 폭력에 노출된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경제 위기 속에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시민들이 식량난 등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국외로 탈출하는 엑소더스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15년 이래 자국을 등진 베네수엘라인의 수는 160만 명에 달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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