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 브라질서 낙태 합법화 반대여론 약해져

입력 2018-08-24 00:31  

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 브라질서 낙태 합법화 반대여론 약해져
반대 여전히 우세하나 과거 조사와 비교하면 상당히 줄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세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브라질에서 낙태 합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조금씩 수그러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 의견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제한적 낙태'를 인정하려는 분위기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낙태 합법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59%로 나왔다.
반대 의견은 2014년 9월 조사 때의 65%나 2015년 11월 조사 때 나온 67%와 비교하면 상당히 줄었다.
낙태 허용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은 2014년 15%, 2015년 16%에서 올해는 13%로 약간 감소했다. 어떤 경우에도 낙태를 범죄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2014년 10%, 2015년 11%에서 이번엔 14%로 증가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이달 초 제한적 낙태 허용 문제를 놓고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는 의료계·종교계·법조계·비정부기구(NGO) 인사 40여 명이 나와 의견을 발표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여성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임신 상태를 유지하거나 불법 낙태수술 때문에 건강과 삶, 자유를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며 낙태 합법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낙태 허용에 대해 여전히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이는 인접국 아르헨티나 상원에서 낙태 합법화 법안이 부결된 사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에서 낙태 허용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017년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성폭행에 의한 원치 않는 임신이나 산모의 생명이 위험할 때, 무뇌아(신경관 결손 태아)인 경우에 제한적으로 낙태가 허용되고 있다. 불법 낙태는 형법에 따라 처벌된다.
무뇌아 낙태는 2012년 4월 대법원 판결로 허용됐다. 당시 대법원은 대법관 전체회의를 열어 찬성 8표, 반대 2표로 무뇌아 낙태를 범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소두증 신생아 환자가 늘어나면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에게 낙태를 허용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도 벌어졌다.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아직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은 데다 소두증 신생아의 생존율이 높다는 점 때문에 판단은 유보된 상태다.
브라질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연간 100만 건의 불법 낙태수술이 행해지고 1만5천 명이 수술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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