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릭' 내륙 관통하며 곳곳 생채기…세력 약화로 최악상황 면해(종합)

입력 2018-08-24 09:59   수정 2018-08-24 11:16

'솔릭' 내륙 관통하며 곳곳 생채기…세력 약화로 최악상황 면해(종합)
대규모 정전…강풍에 나무 뽑히고 담장 무너지는 등 피해
실종 1명 부상 2명…호남 지나면서 세력 약화, 소멸 단계

(전국종합=연합뉴스) 제주를 강타하고 23일 밤 목포를 통해 육지에 진입한 제19호 태풍 '솔릭'이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리며 24일 호남과 충청 등 한반도를 관통했다.
막강한 위력으로 제주 전체를 뒤흔든 태풍은 호남을 지나면서 세력이 약해져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내륙에서도 대규모 정전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이 지나는 길목의 주민들은 창문을 걸어 잠그거나 유리창에 신문지와 테이프를 붙이며 촉각을 곤두세우며 밤잠을 설쳤다.

◇ 솔릭 소형급으로 세력 약화…여전히 바람 강해
솔릭은 이날 오전 6시께 대전 부근을 지나 오전 7시께 충북 보은을 통과했다. 이후 충북 단양, 강원 영월·정선·강릉 부근을 통과해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 새벽 대부분 지역에 발효됐던 태풍 경보는 오전 8시 30분 현재 남해 동부 먼바다, 남해 동부 앞바다(경남 서부 남해 앞바다), 동해 남부 먼바다만 적용되고 있다.
세종, 울릉도·독도, 울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서울, 경남, 경북, 전남, 충북, 충남, 강원, 경기, 전북 등에 태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솔릭은 현재 약한 소형급으로 세력이 약화했지만, 초속 22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어 여전히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전 4시 현재 누적 강수량은 제주 윗세오름 1천30㎜, 전남 진도 305mm, 제주 302.3mm, 전남 강진 242mm, 해남 157.5mm, 목포 152.4mm, 경남 함양 112mm, 전북 고창 110.9mm 등이다.
전북 임실 강진면에는 한때 시간당 32.5㎜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 담장 붕괴로 10대 골절상…대규모 정전, 강풍에 가로수 뽑혀
제주를 할퀸 솔릭은 내륙에 상륙한 뒤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냈다.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4일 새벽까지 총 163건의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23일 오후 8시 40분께 고흥군 고흥읍 한 아파트 담장 일부가 무너져 길을 지나던 A(16)군이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같은 날 오후 완도군 보길면 보옥리 버스정류장과 진도군 임회면 상만리 버스정류장이 강풍에 파손됐다.
진도군 임회면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주차 차량을 덮었으며 완도군 보길면 선창리 호안도로 일부가 유실됐다.
해남과 완도에서 가옥 수채가 일시적으로 침수됐다.
광주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건물 간판이 떨어지는 등 61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한라산 진달래밭에 최대순간 풍속(초속) 62m를 기록한 데 이어 24일 오전 2시 여수 간여암에서 32.7m의 강풍이 측정됐다.


전북에서는 강풍 때문에 전주와 군산, 부안에서 가로수 5그루가 넘어졌고, 군산 한 원룸 건물에서는 외벽 마감재가 떨어졌다.
태풍의 영향권에 든 부산에서도 24일 새벽 건물 6층 옥상의 교회 첨탑이 부러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2시께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의 한 빌라 외벽 일부가 강풍으로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경남에서도 일부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에서는 주거지의 석축붕괴 우려 등으로 4개 시·군 9가구 30명이 마을회관이나 친척 집에 임시대피하기도 했다.
충청권의 경우 전날 오후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서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단독주택을 덮치면서 지붕 일부가 부서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 전국서 실종 1명·부상 2명·이재민 25명 발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이날 오전 4시 현재 실종 1명, 부상 2명, 이재민 11가구 25명 등 인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토 77호선 절토사면 1곳이 유실됐다가 복구됐고, 제주 별도봉 정수장 도수관 누수도 복구가 완료됐다. 또 67건의 하수관 역류 사고가 났으며 제주 위미항 방파제가 유실됐다.
전남 완도와 진도에서는 버스 승강장이 부서졌고, 제주와 여수, 장흥, 해남에서는 가로수 140그루가 넘어졌다. 가로등 3개와 신호등 97개도 파손돼 일부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제주에서는 비닐하우스 3동과 축사 8동, 어선 3척, 넙치양식 시설 3곳도 피해를 봤다.



제주와 전남, 광주 일원의 주택과 상가, 축사 등 2만2천840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2만2천274곳에서 전원 공급이 재개됐고 556곳은 복구 중이다.
여객선은 97개 항로 165척의 발이 묶였다. 유선(유람선) 248척도 통제 중이다.
23일 기준 제주와 김해, 김포공항 등 15개 공항에서 국내선 706편을 비롯해 787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국립공원은 21개 전 공원의 모든 탐방로 입장이 통제됐고, 제주 한라산 전 구간과 올레길 전체 코스, 고흥 거금대교·소록대교도 통제 중이다.
다목적댐 20곳은 모두 홍수기 제한수위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다기능 보 16개 중 13개가 보 수문을 열고 방류 중이다.

◇ 오늘 대부분 학교 휴업·휴교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적으로 2천667개 학교가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1천965개 학교가 휴업했다.
휴업·휴원에 따라 교육부는 안전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방안을 학부모에게 안내하라고 요청했다.


24일에는 전국적으로 7천835개교가 휴업·휴교한다.
세종·강원·전북은 모든 학교가 휴업하고 충북은 전 학교가 교직원까지 나오지 않은 휴교를 결정했다.
서울과 인천, 경남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전면 휴업하고 고등학교는 휴업이 권고된다. 대전은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전면 휴업, 중학교와 고교는 휴업 권고가 결정됐다.
복지부는 전국 어린이집은 자율 휴원 조치를 권고했다.
(박재천 황희경 장아름 이재영 이재림 정경재 최찬흥 김선경 기자)
jc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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