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말이 맞나…미국·파키스탄 '테러 언급' 놓고 신경전

입력 2018-08-24 14:14  

누구 말이 맞나…미국·파키스탄 '테러 언급' 놓고 신경전
美 "칸 총리와 통화서 테러대응 강조" vs 파키스탄 "그런 일 없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새 총리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간 전화통화 내용을 놓고 양국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테러 대응에 대한 내용이 언급됐느냐를 두고 서로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한 전화통화에서 "파키스탄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테러리스트를 막기 위해 파키스탄이 결단력 있는 행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미국 국무부는 밝혔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23일 성명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또 생산적인 양자관계를 구축하고자 (파키스탄) 새 정부와 함께 일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키스탄 외교부는 즉시 테러 관련 부분을 문제 삼고 나섰다고 파키스탄의 돈(DAWN) 뉴스는 전했다.
모하마드 파이살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칸 총재와 폼페이오 장관 간 전화통화에 대한 미국 국무부 성명은 사실과 다르며 이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화 대화에서는 파키스탄 내에 활동하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나워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성명 내용을 재확인하고 나섰다.
나워트 대변인은 "내가 그들을 대신해 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나는 우리의 (전화 내용 관련) 판독을 지지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파키스탄 주장을 반박했다.
개인적 통화가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위급 간 대화를 놓고 양측이 이처럼 상반된 주장을 펴는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과 파키스탄 모두 어떤 부분을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파키스탄 내에서는 하카니 네트워크 등 테러조직이 은밀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아프간 동남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탈레반 연계조직으로 미국은 아프간 인접국인 파키스탄이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해왔다고 비난해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어리석게도 지난 15년간 파키스탄에 330억 달러가 넘는 원조를 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잡으려고 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파키스탄 당국은 "우리는 (미국이 지원하는) 수십억 달러 때문에 우리의 안보, 국익에 대해 타협하지는 않는다"고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후 양국 간 관계는 감정의 앙금을 간직한 채 크게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칸 총리는 지난 7월 총선 승리 후 미국과의 관계개선 의지를 드러내면서 양국 사이가 차차 회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총리는 다음 달 초 파키스탄을 찾아 칸 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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