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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수확을 앞둔 벼 이삭이 흙탕물을 뒤집어쓴 채 물바다를 이룬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제19호 태풍 '솔릭'은 전남 진도에서만큼은 공포 그 자체였다.
다른 태풍과 달리 긴 시간, 그것도 강하게, 진도 이곳저곳을 할퀴고 강타했다.
24일 오후 1시 전남 진도군 지산면 용동마을 인근 논 30ha는 벼 이삭까지 흙탕물로 잠겨 있어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강풍은 느낄 수 없지만 높은 기온에 습기까지 더해지며 후텁지근한 날씨를 보인 이날 농민들은 논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태풍이 지나간 뒤 도로 옆 하천으로 물이 빠지고 있지만, 흙탕물은 벼 수확을 앞둔 '농심(農心)'을 집어삼켰다.
박양수(74) 용동마을 이장은 "추석을 앞두고 황금빛 들녘을 기대하고 수확만을 기다렸는데 태풍이 몰고 온 물바다에 벼가 모두 잠겼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진도군에는 강한 바람과 277mm에 달하는 물폭탄에 수확을 앞둔 벼 258ha가 태풍 피해를 봤다.
특히 벼가 70% 이상 물에 잠겨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침수만도 209ha에 이른다.
초속 20m의 강풍으로 벼가 낙엽처럼 옆으로 누워 있는 도복 피해도 심각하다.
한병영(49) 지산면 대앵무리 이장은 "6년 만에 큰 태풍이 지나간 뒤 논에 나와 보니 걱정이 앞선다"며 "백수 피해 방지를 위해 빨리 방제를 서둘러야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농경지 인근에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으로 식당 건물의 간판이 강한 바람으로 떨어져 나가고 거리는 마치 쓰레기장처럼 뜯겨 나온 물건들이 나뒹굴었다.
나무는 강풍에 쪼개져 속살을 드러내고 아예 쓰러져 버린 나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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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은 태풍 통과 후 강풍에 의한 백수, 도복 피해가 예상되자 이동진 진도군수 등이 현장을 방문, 논 조기 물빼기와 병·해충 방제 지도를 했다.
공무원들은 마을별로 출장을 나가 피해 정밀조사와 함께 응급복구 지원을 할 예정이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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