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선동열 감독, 라오스 선수에 "내가 도울 일 있으면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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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땅볼이 안 굴러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을 먼저 경험한 이만수(60)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이 선동열(55)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을 위해 조언했다.
선 감독이 이 부회장에게 구체적인 '경기장 상황'을 물어 대화는 더 길어졌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와 포수 출신 지도자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자카르타에서 만났다.
한국 야구대표팀 전임 사령탑 선 감독은 24일 자카르타 라와만군 야구장에서 선수들과 첫 현지 훈련을 했다.
이만수 부회장은 라오스 대표 선수들과 야구장에 더 일찍 도착해 한국 야구대표팀을 기다렸다.
야구장에 도착한 선 감독은 이 부회장을 발견하자마자 달려가 악수를 청했다. 이 부회장도 환한 얼굴로 선 감독을 맞이했다.
덕담을 주고받던 둘은 '야구장'을 화두에 올리며 진지해졌다.
라오스 야구대표팀은 21일과 22일 GBK 야구장에서 태국, 스리랑카와 자격 예선(2패)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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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은 26일 대만전을 시작으로 금메달을 향한 레이스를 시작한다. 한국은 모든 경기를 GBK에서만 치른다.
사전 답사를 한 선 감독도 '실제 GBK 야구장의 그라운드 사정'이 궁금했다.
이 부회장은 "이곳 잔디가 두꺼워서 땅볼 속도가 확 떨어진다. 갑자기 공이 튀어 오를 때도 있다"고 운을 뗀 후 "(라오스는 야간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GBK 야구장 조명 시설을 1루와 3루 쪽에는 많이 설치하지 않아 야간 경기 때는 양쪽으로 뜬 공을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선 감독은 "내야수들에게 땅볼 타구가 나오면 빠르게 대시하라고 말하겠다. 야간 훈련 일정이 없는데 야수들이 경기 중에 빠르게 적응해야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만수 부회장에게 값진 조언을 받은 선 감독은 라오스 선수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네며 보답했다.
라오스 선수들 앞에 선 선 감독은 "어려운 환경에서 여기까지 온 여러분이 정말 대견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쌓은 경험이 여러분과 라오스 야구에 큰 자신이 될 것"이라며 "나도 라오스 야구를 위해 도울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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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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