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의 발·동아시아의 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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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중국 신노동자의 미래 = 뤼투 지음. 정규식·연광석·정성조·박다짐 옮김.
3억 명에 이른다는 중국 '신노동자'들의 생활 양상을 분석한 책. 네덜란드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인 농민공(農民工)을 신노동자로 규정한다.
저자가 만난 신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인간을 기계 부품처럼 인식하는 기업은 노동자를 착취 대상으로 삼을 따름이다.
어렵게 취업해도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만 해야 하는 신노동자 처지를 저자는 품팔이에 비유한다. 이들은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려 여가를 즐기는 삶을 희망하지만, 자본의 통제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한다.
저자는 베이징에 도착한 신노동자가 모욕감을 없애기 위해 키워온 환상을 깨고 노동자임을 인식해 힘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자기 운명을 바꾸려면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자기 이익을 쟁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름북스. 606쪽. 2만원.
▲ 베트남 사상사 = 응우옌 따이 트 지음. 김성범 옮김.
베트남 학자들이 자신들의 사상 뿌리를 탐구한 책. 1970년대 베트남전쟁이 끝날 무렵 프로젝트를 시작해 1993년 결실을 본 연구 성과물이다.
중국 문화 영향을 받은 베트남은 과거에 한자를 사용하고 유학을 장려했다. 하지만 중국 통치를 거부했고, 영토를 남쪽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했다.
책은 북위 16도를 기준으로 남과 북으로 분할됐다 통일한 뒤에 나온 탓인지 베트남 사상에서 다양성보다는 통일성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고대부터 18세기까지 베트남 사상을 요약한 뒤 반대되는 요소의 충돌과 화해를 의미하는 양분양합적 사유와 나라사랑주의를 주요한 특징으로 꼽는다.
소명출판. 510쪽. 3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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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틀라스의 발 = 이상길 지음.
'구별짓기'와 '아비투스'로 유명한 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의 학문 세계를 재조명하고 우리 학계가 부르디외 사상을 수용한 과정을 논했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부르디외가 학문적 실천은 과학적인 동시에 정치적 전략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면서 부르디외 사상도 어떻게 발생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부르디외 사유는 어떤 면에서 지식인에 대한 급진적 비판이자 사회학자로서 근본적 반성이었다"며 부르디외 사상이 외국 이론을 생산적으로 수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문학과지성사. 626쪽. 2만9천원.
▲ 동아시아의 근세 = 기시모토 미오 지음. 노영구 옮김.
상품경제가 활발해지고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진 16∼18세기 동아시아 역사를 교역품을 중심으로 살폈다.
일본 도쿄대에서 중국사를 공부한 저자가 은, 생사(生絲)와 인삼, 화기, 담배와 고구마가 거래된 양상을 조명했다.
와이즈플랜. 132쪽. 1만1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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