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신영 기자 = 정권 교체와 잇따른 선거참패 이후 잠행하던 보수진영 내 인지도 높은 차기 지도급 인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내년 초로 예상되는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정치력을 입증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아직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언급한 사람은 없지만, 이들이 모두 출마를 선언한다면 내년 초 전대는 당 유력주자들의 '전쟁터'가 되고 승자는 한국당의 대안으로 한 발 더 앞서갈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사람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다.
황 전 총리는 지난해 정권 교체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해왔지만 최근 '황교안의 답'이라는 수필집을 펴내며 공개 행보에 나섰다.
청년과의 대화 형식을 빌려 문재인정부의 각종 현안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히고 보수 가치를 강조한 황 전 총리는 내달 7일에는 출판기념회도 연다.
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황 전 총리가 정치 행보 재개를 위해 몸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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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나 미국에 머무는 홍준표 전 대표도 내달 15일 귀국을 앞두고 있다. 다시 출국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페이스북 정치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계속해서 존재감을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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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에는 미국에서 측근들을 만나 향후 거취와 관련한 이야기도 나눈 것으로 전해져 그가 전당대회에 출마할지도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경우 지방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지사와 개표 내내 박빙의 접전을 벌이며 존재감을 부각했고 최근에는 선거를 도왔던 인사들과 원로들을 만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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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초 지난 4월 독일 유학을 계획했다가 선거 출마를 위해 일정을 보류했었지만, 현재로서는 출국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경우 아직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바른정당을 탈당한 뒤 현재까지 당적이 없는 상태로 고려대 융합기술대학원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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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보수진영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고, 각 지역에서 지원 유세를 요청하는 경우도 많았다.
오 전 시장은 당시 요청이 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유세를 도우면서 선거 이후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는 현재 정치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당에 입당해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 한국당호를 이끄는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활동이 끝나면 정치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하지만 '김병준은 큰 꿈을 위한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라는 분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1야당의 비대위원장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유력주자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그가 '국가주의' 등 거대 담론을 던지는 것을 그 연장선에서 보는 시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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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기간이 지난 만큼 앞으로 김 위원장의 활동에 당 안팎의 냉철한 평가가 이어지겠지만, 그가 제대로 된 당 혁신을 이뤄낸다면 보수 야권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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