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접근한 허리케인, 열대성폭풍으로 약화…폭우피해는 우려

입력 2018-08-26 04:49   수정 2018-08-26 13:45

하와이 접근한 허리케인, 열대성폭풍으로 약화…폭우피해는 우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하와이 주(州)에 26년 만에 찾아온 메이저 허리케인 '레인'(Lane)이 25일 오전(현지시간) 현재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해 태평양 해상으로 곧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레인이 호놀룰루 남쪽 180㎞ 지점에서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마우이 섬에는 시속 20㎞가 되지 않은 약한 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하와이 제도를 향해 접근하던 이번 주초 카테고리 5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이던 레인은 시속 220㎞가 넘는 강풍을 동반하고 있었으나, 하와이 쪽으로 다가오면서 바람의 세기가 점점 줄었고 전날 하와이 섬(빅아일랜드) 주변을 지날 때는 카테고리 2등급으로 세력이 약해졌다.



현지 예보관은 "레인이 마우이 섬에 300㎜가량 폭우를 뿌렸다"면서 "한때 시속 80㎞의 돌풍이 불었으나 지금은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레인의 중심부에는 여전히 시속 100㎞에 가까운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하와이 섬에는 이틀간 9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섬 내부를 잇는 주요 도로 3개가 폐쇄됐으며, 곳곳에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렸다.
하와이 주도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 섬은 강우량이 10㎜ 안팎에 그쳐 비 피해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하와이 제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연방재난 지역으로 선포돼 있다.
연방비상관리국(FEMA) 관리들은 "주민들이 아직 경계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면서 "허리케인이 열대성 폭풍으로 약해졌어도 폭우피해가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마우이 섬에서는 국지적인 산불이 발화해 가옥 여러 채가 불에 탔다고 현지 재난 당국이 전했다. 산불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와이에서 허리케인 상황을 취재하던 영국 BBC 방송 기자가 강풍으로 쓰러진 나뭇더미에 갇혔다가 구출되기도 했다. 제임스 쿡이라는 이 기자는 장비만 손상됐을 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현장 구조대가 전했다.


[영상 로이터 제공]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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