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망가진 전복양식장…완도 태풍피해 어민들 발동동

입력 2018-08-26 16:39  

[르포] 망가진 전복양식장…완도 태풍피해 어민들 발동동
30ha 전복양식장 찢기고 가라앉고…완도군수 현장 점검 나서


(완도=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이 파도에 양식장 돌보겠다고 나섰다간 사람 죽소. 보험처리 절차나 빨리 이뤄졌으면…."
26일 오후 신우철 전남 완도군수가 사흘 전 제19호 태풍 솔릭의 상륙으로 큰 피해를 본 완도 소안도와 보길도를 찾았다.
두 섬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높은 너울성 파도로 출렁거렸다.
섬으로 향하는 행정선 밖으로 내다본 풍경은 평온했으나, 바다 위 전복양식장은 태풍이 남긴 생채기를 그대로 떠안았다.
소안도 인근 바다에는 높은 파도에도 불구하고, 태풍에 찢긴 가두리 양식장 그물을 손질하는 어민들로 빼곡했다.
피해 상황을 살펴보러 먼 길을 달려온 군수의 손을 양팔로 붙잡으며 어민들은 "군수님이 피해 보상과 복구를 도와주시오"라고 매달렸다.
사정은 보길도도 마찬가지였다.
보길도 서남쪽 통리해변은 남쪽에서 상륙하는 태풍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마을 앞바다를 가득 메운 전복 가두리 양식장의 상당수가 태풍이 몰고 온 파도에 휩쓸려 바다 안으로 가라앉거나 해변으로 밀려가 형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양식장도 서로 얽히고설켜 부서지고, 찢겨 있었다.
남아 있는 양식장이라도 살려볼 마음으로 바다로 나온 어민은 양식장 위에 주저앉아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바다 위 양식장에서는 보험 보상을 위한 보험 손해사정사의 현장 실사도 한창이었다.
현장실사가 마무리돼야 어민들은 양식장 복구에 나설 수 있어, 일부러 바다로 함께 나온 신우철 군수는 손해사정사 직원의 손을 잡고 "현장실사를 서둘러 주고, 상처 입은 전복 폐사까지 보험 보상에 포함해 달라"고 부탁했다.

멀쩡해 보이는 양식장 내 전복들도 태풍에 부대낀 탓에 작은 상처를 입어 점차 죽어갈 형편이다.
전상수(60) 통리 어촌계장은 "태풍이 물러가고 복구를 서둘러야 하지만, 높은 파도 탓에 쉽지 않다"며 "큰 피해를 본 어민들은 보험처리 절차가 빨리 끝나야 복구에 착수할 수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통리마을은 모래사장이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으나, 이번 태풍으로 주민들은 마을의 자랑거리를 잃었다.
고운 모래로 가득해야 할 해수욕장은 높은 파도로 떠밀려온 자갈로 덮였다.
태풍과 함께 뭍으로 올라온 양식장 어구들까지 가득 쌓여 을씨년스러움을 더했다.
주민들은 다시 금빛 모래사장으로 만들기 위해 이 많은 자갈과 어구를 치워야 할 딱한 처지다.
마을의 바닷길을 밝히던 등대도 태풍의 위력에 바다로 나가떨어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완도는 이번 태풍으로 30ha, 약 1만여 칸 전복양식장이 직간접적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예상보다 적은 피해지만, 어민들에게는 큰 시름을 안기는 피해다"며 "행정력을 총동원해 피해 보상과 조기 복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어민들을 달랬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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