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국자 매케인 중동엔 '사나운 매'…중동 매체, 반감 표출

입력 2018-08-2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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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국자 매케인 중동엔 '사나운 매'…중동 매체, 반감 표출
이란 국영매체 "미국의 반(反)이란 상원의원이 죽었다"
알자지라 "이스라엘의 헌신적인 지지자"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25일(현지시간) 별세한 존 매케인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전쟁 영웅'이자 애국자로 칭송되지만, 중동에 대해선 누구보다 사나운 매파였다.
그는 1986년 애리조나주의 상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뒤 1990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일으킨 1차 걸프 전쟁에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미국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침공하고, 2003년 대량파괴무기(WMD)를 보유했다면서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공격했을 때도 그는 의회에서 앞장섰다.
2003년 이라크 침공에 대해선 나중에 WMD에 대한 정보가 잘못이었다고 시인하기는 했다.
미국에 비판적인 논조인 중동 알자지라 방송은 매케인 의원의 중동에 대한 강경한 자세에 대해 "매케인 의원은 이스라엘의 헌신적인 지지자였다"고 그 배경을 분석했다.
그가 사망하면서 공화당의 거물이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찰했다는 점이 부각됐지만, 올해 5월 아랍권의 반대에도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했다.
당시 매케인 의원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진정한 수도라고 오랫동안 믿었다"고 흡족해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에도 그는 우호적이었다.
이란 국영통신은 26일 "미국의 반(反)이란 상원의원이 죽었다"고 부고를 전했다.
이 매체는 "매케인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든든한 우군이었고 모든 수단을 써서 이란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옹호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직설적으로 비판한 인물"이라며 반감을 나타냈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합의를 지킨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자 "이란은 몇 년간 아무런 처벌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다"면서 핵합의 개정을 주장,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거들었다.
국제사회의 갈등을 전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선호했던 그의 시각은 2015년 1월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장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청문회장에 베트남전을 주도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출석하자 방청석에 있던 반전단체가 그를 '전범'으로 비난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에 군사위원장이던 매케인 의원은 의회 경비에게 그들을 체포하라고 한 뒤 "당장 나가라. 이 몹쓸 인간쓰레기들"이라고 욕해 논란을 일으켰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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