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짐바브웨의 에머슨 음낭가과(75) 현 임시 대통령이 부정선거 논란을 딛고 26일(현지시간)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그는 지난해 11월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쿠데타로 37년의 장기집권에서 물러난 뒤 짐바브웨의 첫 대통령이 됐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무가베 정권에서 부통령을 지내다가 정쟁 때문에 외국으로 달아난 뒤 무가베가 권좌에서 내려오자 귀국해 임시로 정부 수반을 맡았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나의 문은 열려있고 내 팔은 활짝 펼쳐져 있다"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야권을 포용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면서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 개혁을 천명했다.
그러나 그와 지난달 대선에서 경쟁한 야당 민주변화동맹(MDC)의 후보 넬슨 차미사(40)는 대선 불복 소송을 25일 기각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차미사는 "(음낭가과는) 내 염소를 훔쳐간 뒤 나와 나누자고 한다"며 "권력 분점을 논의하기 전에 나의 승리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달 30일 실시된 대선에서 음낭가과가 50.8%의 득표율로 차미사(득표율 44.3%)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 결과를 둘러싸고 야당 지지자 수백 명이 수도 하라레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군인의 발포로 시위 참가자 6명이 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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