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 청장, 포퓰리즘 정부의 반난민 정책 비판하며 용퇴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탈리아 의약품청(AIFA)을 이끄는 스테파노 벨라 청장이 26일(현지시간) 정부의 반난민 정책을 비판하며 사퇴했다고 ANSA통신 등이 전했다.
벨라 청장은 사퇴 성명에서 "의사로서, 우리 영토에서 난민들이 이런 처우를 받는 시기에 공중 보건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나 자신이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주도하는 반난민 정책을 반대한다면 자신처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벨라 청장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일요판 인터뷰에서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것만으로 정부 난민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해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선박 디초토 호는 이달 15일 지중해 몰타 해역에서 아프리카 난민 177명을 구조했으나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막으면서 지중해를 떠돌다 기계적 문제 때문에 20일 시칠리아 카타니아 항에 입항했다.
배에 있던 난민들은 하선이 금지된 채 사실상 억류됐다가 아일랜드와 알바니아, 이탈리아 가톨릭 교계가 이들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상륙 허가를 받았다.
배가 카타니아 항에 도착한 뒤 일부 난민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이탈리아 정부는 23일 미성년 난민 27명만 배에서 내리도록 허가하기도 했다.
시칠리아 검찰은 난민을 법적 근거 없이 감금했다는 비판과 관련해 살비니 장관과 내무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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